[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일본 오사카에 사는 주부 아야미씨는 최근 TV를 LG전자 47인치 시네마3DTV로 바꿨다. 그동안 단 한번도 해외브랜드 제품을 써 본 적이 없는데다 가격도 소니제품보다 3만엔 정도 비싸 잠시 주저하기도 했지만 디자인이 일본제품보다 세련됐고 3D안경이 가볍고 싸 마음을 굳혔다.
LG전자가 일본 TV시장에 2년여만에 재도전한 후 프리미엄 제품 브랜드로서 자리매김을 성공적으로 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필름패턴편광(FPR) 3D방식의 기술적 장점이 큰 기여를 했지만 판매량보다는 브랜드 이미지제고를 위한 고가정책을 유지한 것도 성공적인 '이미지 메이킹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11일 LG전자와 일본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지난해 11월 일본 유통시장에 LG시네마3DTV를 출시한 후 지난 6월 처음으로 통계에 잡힐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한 데 이어 3DTV 시장점유율이 꾸준하 늘어나며 지난 3ㆍ4분기 기준 2.3%를 차지했다. 지난 상반기 기준 LG전자의 일본내 평판TV시장점유율은 0.3%였고 3DTV부문에서는 1.0%를 기록한 후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공식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10월에도 상당한 판매량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내부적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2%대 시장점유율이 성공적이라고 평가를 받는 것은 일본 평판TV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1위를 기록한 샤프를 비롯, 톱10 TV기업 중 해외브랜드는 LG가 유일하다. 또 3DTV시장에서는 소니가 56%, 샤프가 21%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업체는 LG밖에 없다.
특히 또 한가지 중요한 의미는 LG전자의 '프리미엄'정책이 일본 현지 소비자들에게 먹혀 들며 기술대국에서 한국의 제품력을 제대로 보여줬다는데 있다.
주요 유통채널 가운데 하나인 '요도바시 카메라'에 따르면 소니 46인치 TV(모델명 46NX720) 가격은 15만8200엔인 반면 동등한 수준의 사양을 갖춘 LG의 47인치 제품(모델명 47LW6500)은 이보다 3만엔 가량 높은 19만3700엔이다. 일본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기술력과 디자인 등을 인정하고 LG전자 TV를 구매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지난해 말 도쿄, 오사카, 나고야, 히로시마 등 일본 내에서도 구매력이 가장 높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60여 개의 대형 전자매장에서 판매를 시작, 현재는 유통망을 700개로 늘렸고 향후 이를 더욱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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