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전일 하락세를 보였던 뉴욕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지표 호조와 유럽발 위기감 약화가 상승을 견인했다.
10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0.96% 상승한 1만1894.01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86% 뛴 1239.69로, 나스닥 지수는 0.13% 오른 2625.15로 장을 마쳤다.
에너지와 건강주는 큰 상승세를 보였다. 3M, 엑손모빌의 주가도 뛰었으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은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도 랠리를 이어갔다. 그러나 애플은 클리블랜드 리서치가 아이패드 수급부족 문제로 전망을 하향하며 장중 3% 가까이 빠졌다.
지표 호조는 시장의 경기회복 낙관을 부추겼다. 이날 미 노동부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 주 대비 1만건 줄어든 39만건으로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는 40만건이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 아메리카스의 마이크 라이언 투자전략가는 "유로존의 정치적 위기상황이 안정 단계로 접어들며 지표의 영향력이 커졌다"며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시장도 리스크 이후의 시나리오에서 관심을 돌렸다"고 풀이했다. 그는 "실업수당 청구건수 감소는 매우 긍정적 신호"라고 덧붙였다.
전날 프랑스와 독일이 유로존 축소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등락을 반복했던 것과 달리, 이 날 유로존의 '혼란'은 안정세를 보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베를린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개월간 유로존 채무위기가 지속돼왔지만 유로존 안정화라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유로존 축소 논의를 일소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 역시 "유로존 축소 논의 보도는 어이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탈리아 상원 예산위가 이탈리아 정부와 유럽연합(EU)이 논의한 경제개혁안을 승인하면서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도 가닥이 잡혔다. 13일 하원에서도 개혁안이 통과되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약속대로 물러날 전망이다. 그리스는 과도정부 거국내각의 새 총리로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를 선임했다.
한편 장중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떨어졌던 주가는 S&P가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기술적 오류로 인해 발생한 메시지"라고 해명하며 다시 상승폭을 키웠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벤 버냉키 의장은 인플레이션 완화와 실업률 감소를 주요 정책기조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텍사스 엘파소의 포트블리스기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참석한 버냉키 의장은 "최근 2년간 경제 성장이 계속돼왔다고 얘기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불황이라고 느끼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또다른 부양조치가 실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미 지난주 "초저금리 기조 연장과 함께 모기지담보증권(MBS)추가 매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회복 낙관론이 작용하며 유가는 지난 3개월 중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는 전일대비 배럴당 2.04달러 뛴 97.7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26일 이후 최고가다. 올해 들어 WTI가격은 총 7% 올랐다. 브렌트유는 런던 ICE 거래소에서 배럴당 1.4달러 오른 113.7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의 스프레드는 6월 이후 가장 작았다.
금값은 하락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12월물은 전날보다 1.76% 떨어진 온스당 176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카운트리 헤징의 애날리스트 스털링 스미스는 "일단 현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안감으로 인한 거래는 활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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