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외환은행의 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이 론스타 측이 주도하는 외환은행 3분기 배당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 상실로 인해 곧 초과보유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서, 분기배당을 통해 마지막까지 수익을 챙겨 나가려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김용환 수은 행장은 7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에서 "수은의 기본 입장은 '외환은행 3분기 배당을 반대한다'는 것"이라며 "실무진을 통해 사외이사들에게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수은 측은 이미 사외이사 중에서 한국측 이사 4명에게 수은의 입장을 확실히 전한 상태다. 이에 따라 수은 측의 이사인 김진호 전 수은 부행장을 포함, 4명의 한국측 사외이사들도 중간배당에 반대하겠다고 알려 왔다.
수은 관계자는 "김 전 부행장은 만약 3분기 배당 안건이 나올 경우 반대하겠다고 했고, 나머지 3명의 사외이사도 반대 입장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이날 오후께 이사회를 열어 반기 결산보고를 진행하는 한편, 중간배당과 관련한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외환은행 이사회는 총 9명으로, 론스타 측 이사가 5명, 한국측 이사가 4명이다.
이중 론스타 측 이사인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사장이 지난 7월 구속돼 이사회에 참가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론스타측과 한국측 이사는 각각 4명씩이 된다. 이들이 반대한다면, 론스타도 중간배당을 강행할 수는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론스타가 3분기 '배당잔치'를 하지 못하고 초과지분(41.02%)을 처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수은 행장은 "론스타 다음 가는 주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검토해 왔다"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팔고 빠져나가려고 하면서 배당을 가져가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도 국부 유출을 막고 외환은행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고액배당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론스타는 지난 7월 주당 1510원, 총 9738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중간배당을 통해 50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겨갔다. 올들어 가져간 배당금 금액만 해도 7765억원에 달한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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