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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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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의 금융자본, 뒤뚱거리는 유럽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 늙은 유럽이 금융자본주의 속도에 허둥거리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3일(현지 시각) 유로존 부채 위기를 한숨 돌리게 만든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동시에 유로존 정치 지도자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그는 “외부(ECB)개입으로는 국채 수익률이 장기간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답은 경제개혁”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겨냥하여, “금융안정과 질서유지 목표는 국가경제정책 목표와 일치”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지난 8월이후 ECB는 약 1천억 유로 어치의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매입했으며, 이 가운데 약 7백억 유로가 이탈리아 국채 매입에 소요됐다.


그는 이번 금리인하는 완만한 경기 침체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유로존의 인플레이션률이 정책 목표를 한참 넘어서는 3%에 이른 상황에서 이 말을 그대로 믿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유동성 공급을 통해서 유럽 은행들과 부채 위기 국가들에게 시간을 벌어준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금리인하로 가장 큰 덕을 본 것은 역시 드라기 총재의 모국인 이탈리아다.

이날 마감된 런던상품시장에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6.19%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에는 6.4%까지 치솟아 지난 7월 21일 유로존 부채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7월 21일과 동일한 수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7월 22일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4천4백억 유로로 확대하기로 결정되자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5.4%대까지 떨어졌으나 이날 다시 6.4%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만일 ECB가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면 최고치를 경신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률이 6.5%를 넘는다면 이탈리아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이날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치솟자 정부 관리들은 잇따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투자가들을 진정시키기 위한 대책들을 강구했다. 독일외교협회의 유럽연합 담당 전문가인 알무트 묄러는 “만일 이탈리아가 공격을 받는다면, 메르켈 총리는 정말 밤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탈리아 문제는 그리스와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유럽연합이 존속 가능한지 심각한 질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포르투갈이나 그리스, 아일랜드 등과는 달리 유럽연합 창설시의 회원국이며, 유럽의 ’중심‘ 국가에 해당한다. 또 그리스의 국채 규모(3천5백억 유로)와는 비교가 안되는 1조9천억 유로의 국가 부채를 갖고 있다. NYT는 이 액수는 ”독일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이탈리아가 위기 직전에서 흔들거리고 있는데 반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미성년자와의 간음을 비롯한 온갖 추문에 휩싸여 있다. 비판자들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야 말로 이탈리아의 걸림돌이라고 주장한다. NYT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면서, 지오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들과 만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했다.


우르비노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마리오 피안타는 “이는 근본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베를루스코니 내각가 사태를 부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늦추며 개입필요성에 대해 말싸움하고 있는 동안에 금융시장으로부터의 공격은 이탈리아를 절벽 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이탈리아의 문제점 중의 하나는 외부와 내부의 시각 사이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외부의 투자자들에게는 이탈리아는 빚 많고 정치적으로 꽉 막혀있는 그저 하나의 국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탈리아인들, 특히 부유한 북부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이탈리아의 GDP 대비 재정적자는 올해 3.9%(추정치)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내년에는 그 비율이 떨어질 예정이며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제조업 기반과 산업생산은 그리스의 몇배가 넘는다.


당초 유럽연합,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 약속한 재정 개혁 조치를 후퇴시킨 것고 바로 이 지역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북부동맹이었다. 그러나 그 댓가는 만만치 않다.


“이탈리아는 표류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가 유럽에게 보여주고 있는 인상이며, 시장은 계속해서 우리를 절벽으로 밀고 있다”고 이탈리아의 일간 <코리에르 델라 세라>지는 전면 사설에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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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NYT는 이탈리아의 무능력은 동시에 유럽 전체가 겪고 있는 난국의 거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묄러는 “금융시장은 분초 단위로 움직인다”면서 “이 늙은 민주주의(유럽연합), 그것도 27개로 불려진 민주주의는 세계 금융시장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분투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분투는 이미 때늦은 것인지도 모른다. 로이터통신은 유럽계 은행들이 유럽 국가의 국채를 닥치는 대로 매각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BNP 파리바 은행은 보유중인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를 30% 이상 매각하여 80억 유로 수준까지 낮췄으며, ING, 바클레이은행, 코메르츠방크 등도 부실 남유럽 국가 국채 뿐만이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 최상위 신용등급을 가진 중심 국가의 국채까지도 매도중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미 유럽 내부의 은행들조차 유럽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공순 기자 cpe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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