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도요타 미니밴 '시에나' 타보니…2열 시트 고급화, 안락함이 매력적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내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토요타의 선택은 미니밴 '시에나'였다. 시에나는 국내에 들여온 최초의 미국산 일본차라는 점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3일 열린 시승행사에서 "연간 600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면서 "본사 뿐 아니라 딜러들에게도 이익을 안겨줄 차"라고 소개했다. 이 차는 1997년 북미시장에서 출시됐으며 해외시장에서는 우리나라가 첫 소개지가 됐다. 도요타 본사가 있는 일본에도 이 모델은 소개되지 않았다.
국내시장에서 시에나의 경쟁모델은 기아차 카니발과 크라이슬러의 그랜드 보이저 정도로 볼 수 있다. 한국토요타는 시에나의 가격을 경쟁차종의 중간 정도로 정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8일 본격 판매를 앞두고 있는 시에나를 3일 미리 시승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관보다는 실내가 더 마음에 들었다.
외관은 중후하면서도 스포티한 모습이다. 바닥의 높이가 낮아 승하차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뒷문에는 슬라이딩도어가 장착됐는데, 한번만 누르면 열리는 파워 도어를 적용해 여성들도 불편 없이 오르내릴 수 있다. 문을 여닫기 위한 레일도 없어 깔끔했다.
시에나는 7인승이다. 1,2열은 독립 좌석으로 돼 있고 3열은 3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좌석의 장점은 안락함이다. 미니밴은 일반적으로 승차감이 나쁘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시에나의 좌석은 고급세단과 견줄 정도로 편안했다. 특히 2열은 렉서스 플래그십 세단에 적용된 오토만 시트가 적용됐다. 마치 비행기의 비즈니스나 퍼스트클래스의 좌석을 연상할 정도다.
2열 시트에 앉은 후 등받이를 뒤로 제치고 다리 받침대를 올리자 편안한 상태가 됐다. 마치 좌석과 하나가 된 듯 안락한 느낌이었다.
공간 활용성도 뛰어났다. 3열 시트는 접어 화물칸 바닥에 수납이 가능한데 버튼 한번으로 조작할 수 있어 편리했다. 2열 시트도 아예 뗄 수 있어 대용량 화물도 적재할 수 있다.
곳곳에 다양한 수납공간도 눈에 띄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바닥에 가방 등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2열에도 수납공간이 구비됐다.
국내에 출시되는 시에나는 2.7ℓ 직렬 4기통과 3.5ℓ V6 듀얼 VVT-i 등 2가지 두 가지 엔진 모델이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3.5ℓ 엔진 장착 모델이다.
코스는 서울에서 춘천까지 이르는 약 100km 구간이었다. 경춘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오가면서 성능을 테스트했다.
가솔린 엔진이어서 그런지 다른 미니밴 보다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느낌이다. 파워도 나쁘지 않았다. 3.5ℓ 모델은 266마력, 연비는 9.4km/ℓ다. 운전 중 계기판에 '에코' 등이 켜졌다. 정속주행시 연료 소모가 줄어들 경우 나타나는 문구다.
시에나에는 다양한 안전장치가 장착돼 있다. 차량자세 제어장치가 부착돼 직선 주행 뿐 아니라 코너링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도록 했다. 또 이 차에는 7개의 에어백이 적용돼 승객 보호가 가능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국내 운전자에게 필수인 내비게이션은 장착돼 있지 않다. 매립도 불가능하다. 시승차에는 별도의 내비게이션이 달려 있었다. 한국토요타는 향후 내비게이션 장착 모델을 국내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가격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3.5ℓ모델의 경우 가격이 5000만원을 약간 웃돌 것으로 보인다. 2.7ℓ 모델은 4000만원 중반대로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그랜드카니발이 3000만원 중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비싸다.
한국토요타가 밝힌 사전계약대수는 약 120여대. 월판매 50대를 목표로 한 만큼 출발치고는 나쁘지 않다. 가격에 부합하는 가치를 고객에 어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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