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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초읽기' 재계도 해법 제각각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2초

자동차부품 섬유업계는 수혜 기대...완성차 전자업계는 수출 확대 적어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처리가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산업계도 대미 수출 전략을 마련하느라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관세 인하가 예상되는 자동차 부품과 섬유 업계는 가격 경쟁력 확보로 인한 수출 확대를 기대하는 반면 완성차와 전자 업종은 장기적인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눈치다.


당장 섬유 업계의 행보가 빨라졌다. 13.2%에 달하는 관세가 단계적으로 사라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효성, 휴비스, 웅진케미칼 등은 한미 FTA로 대 미 섬유 수출이 연간 2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까다로운 미국 수출 요건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물량 확대보다는 생산 시스템이나 원산지 요건 충족 등 세부적인 사항을 맞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측은 "한 EU FTA를 먼저 경험한 섬유 업계가 그 경험을 토대로 대 미 수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만도 등 자동차 부품 업계도 2.5~4%의 관세가 사라진 데 따른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미국 사무소를 확대하거나 서비스센터를 보강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현대모비스측은 "국회 비준이 통과돼야 사실상 대미 수출길이 열리는 것"이라며 "그 시점에 맞춰 대미 수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트라도 국내 기업 67곳과 함께 1일 개최된 미국 자동차 A/S부품 박람회(AAPEX)에 참가해 판로 확대에 나섰다. 윤원석 코트라 LA 무역관장은 "한미 FTA의 최대 수혜 품목인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 확대를 위해 전시회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완성차와 전자업계는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관세가 4년간 유지되는 만큼 단기적인 수출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데다 현지 생산량 비중이 높아 단기적인 효과는 미미하다는 반응이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미국법인(HMA)장도 "한미 FTA로 미 판매량이 급증하는 드라마틱한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현대차는 관세 철폐 이후에도 자동차 가격 인하는 염두해두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4년 이후 관세가 폐지되더라도 차량 가격 인하는 매우 조십스럽다"며 "그보다는 다양한 고객 이벤트와 딜러 이윤 확대를 통한 판매 확대 전략이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 업계도 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등이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이미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어서 FTA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자 부품은 비관세로 수출되고 TV는 멕시코에서 생산 중이어서 관세 인하 효과가 없다"며 "가전 제품 일부 관세도 1~2% 수준이라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측도 "멕시코에서 TV와 가전이 모두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FTA 효과는 크지 않다"며 특별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그밖에 LG디스플레이삼성SDI도 미국에 수출하는 LCD 모듈이나 2차 전지를 멕시코나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수혜 품목에서 벗어난 상태다. 이에 따라 전자 업계는 단기적인 관세 인하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교역량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FTA 체결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비한 제품 생산 전략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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