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 이후 최대 규모 파산보호..임의매매 정황 포착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의 선물거래 중개업체 MF글로벌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무너진 첫 미국 증권사가 됐다. MF글로벌은 미국 뉴욕준비은행이 지정한 22개 프라이머리딜러 중 하나였는데 파산보호 신청과 함께 이 자격을 박탈당했다. 주식거래도 중단됐다.
MF글로벌은 에너지와 금속거래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 증권사였던 만큼 상품 시장에서도 큰 후폭풍이 불 전망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MF글로벌과의 모든 거래를 중단한다고 선언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MF글로벌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MF글로벌은 파산신청을 하면서 자본은 약 411억달러인데 부채가 397억달러라고 밝혔다.
MF글로벌의 파산보호 신청은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 최대 규모다. 전 골드만삭스 공동 대표, 뉴저지 주지사, 상원의원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존 코자인 MF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파산을 면하기 위해 일부 자산을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그룹에 매각해 사업을 계속하려던 11시간의 협상이 실패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MF글로벌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채에 63억달러를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어 파산보호를 선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무디스, 피치, S&P 등 3대 신용평가사는 MF글로벌의 신용등급을 이미 정크 등급으로 강등했다. 이들 신용평가사는 MF글로벌이 유로존 국채에 너무 위험하게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MF글로벌 파산보호 신청에 따른 피해가 벌써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 JC 플라워스는 MF글로벌 파산보호 신청으로 4780만달러의 손실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JC플라워스는 3년 전 MF글로벌 우선주에 874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이 중 3960만달러를 돌려받았다고 설명했다.
MF글로벌이 고객 자금을 유용해 임의매매를 한 정황도 포착돼 법적 소송이 뒤따를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MF글로벌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규제당국에 일부 고객 계좌에서 잠재적인 '결손(Deficiencies)'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규제당국은 "오늘 아침에 MF글로벌이 규제당국들에 합의가 되지 않은 거래가 있으며 일부 고객들 선물 계좌에서 결핍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뉴욕 타임스를 인용, 결손액이 수억달러라고 전하고 "고객 계좌에서 수억달러가 사라진 것이 MF글로벌의 자산 매각 노력을 수포로 만들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규제당국은 MF글로벌이 일부 고객 자금을 MF글로벌의 거래 자금으로 사용한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은 MF글로벌의 프라이머리딜러 자격을 박탈하고 거래를 중단했으며, 런던금속거래소(LME)도 거래를 중단했다.
로직 어드바이저스의 빌 오닐 파트너는 "MF글로벌은 에너지와 LME 금속 거래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와 금속 등 상품 시장도 향후 MF글로벌 파산에 따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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