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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한 템포 느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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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청담동, 한 템포 느리게 ▲ 에르메네질도 제냐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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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청담 사거리에 이르는 길을 지날 땐 조금 느린 걸음으로 걸어도 좋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쪽은 해외 유명 브랜드 매장이 즐비해 있는 거리입니다. 구찌, 프라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에르메네질도 제냐, 까르띠에 등을 만날 수 있지요.


그 어느 곳보다 화려한 이 거리는 쇼핑 목적이 아니라면 걸음이 빨라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좀 천천히 지나치길 권합니다. 쇼윈도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진열된 대표 아이템과 컨셉트만 봐도 해당 브랜드의 시즌 키워드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유명 아티스트와 콜레보레이션이라도 했을 경우 그 재미는 배가 되지요.

에르메네질도 제냐 플래그십 스토어는 요즘 중국 진출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슈트를 진열해 두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양화 터치가 느껴지는 패턴의 가방, 스트라이프 같지만 한번 더 보면 대나무라는 걸 알 수 있는 핀스트라이프 슈트, 중국인이 선호한다는 벨트와 일체화 한 가방 디자인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청담동, 한 템포 느리게 ▲ 오픈 당시의 에르메네질도 제냐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외관



쇼윈도뿐만이 아닙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건물도 진귀한 구경거리입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플래그십 스토어는 2005년 쟌 마리아(Gian Maria)와 로베르토 베레타(Roberto Beretta's)가 건축했습니다. 이들은 한국적 색깔을 입히려고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먼저, 말끔한 사각 건물은 제이 골드 스톤으로 장식해 금빛을 내고 있습니다. 브랜드에서는 이태리 고급 저택 느낌이라 하지만, 어떻게 보면 오리엔탈 뉘앙스가 물씬 느껴지는 컬러입니다.


청담동, 한 템포 느리게 ▲ 에르메네질도 제냐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1층



동양적 향취는 내부로 들어가면서 더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두 건축가는 한국 전통 격자무늬 창살에서 영감을 받아 문을 디자인했습니다. 입구, 그리고 매장 2층에 위치한 VIP 룸에서 이러한 격자무늬 패턴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 VIP룸은 고객 취향에 맞춤 가능한 '수 미주라'가 있습니다. 이 수 미주라는 고객이 원하는대로 맞춤 가능한 스페셜 라인입니다. 수많은 레고 조각을 고객 취향에 맞춰 세팅을 해주는 것이라 생각하면 쉽습니다. 이것은 주문이 들어가면 이탈리아에서 제작됩니다. 그리고 최종 테일러링은 국내 숙련된 테일러가 VIP룸 옆에 마련된 작업 공간에서(통유리로 되어 있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마무리합니다.


청담동, 한 템포 느리게 ▲ 에르메네질도 제냐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2층, 오른쪽 보이는 것이 VIP룸



청담동, 한 템포 느리게 ▲ 에르메네질도 제냐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2층 수선실


앞서 말했듯 한국적 문양을 사용한 것은 해당 국가 고유의 전통 요소를 인테리어에 적용하는 일종의 브랜드 신념입니다. 중국 상해 매장에 이은 두 번째 시도라고 하네요. 이곳 140여 평의 공간 안에는 벽면과 장식장 곳곳에 제냐와 관련된 이미지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플래그십 스토어뿐만이 아닙니다. 의미를 지닌 외관과 내부,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니 가끔은 이 거리를 지나며 갤러리를 돌아보는 속도로 천천히, 느긋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지요.


청담동, 한 템포 느리게 ▲ 에르메네질도 제냐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 2층 VIP룸 내부




채정선 기자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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