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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 가격 인상 ‘강철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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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타당성 어필···수요업계 공감대 형성이 관건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3ㆍ4분기 수요부진과 환율 변동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철강업계가 연말을 앞두고 가격 인상을 조심스레 추진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인상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수요 업계의 강력한 반발 및 가격 인하 요구가 강해 성사 여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중순경 지식경제부를 방문해 철강가격 제품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현대제철측은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에 부응해 인상을 자제해 왔고, 하반기 들어 환율 변동 사태가 발생해 대규모 환차손을 입었으니 이에 대한 보전 차원에서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지경부도 현대제철에 이어 포스코 등 주요 철강사로부터 현황을 모니터링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 4월 가격 인상 협의 당시 하반기에 환율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이를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해 주기로 정부와 합의했다"며 "정부에서도 철강업계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인상 시기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철강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앞서 정부와 협의해 최종안을 도출해 왔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제품은 수요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까지는 아니더라도 물가 안정 차원에서 어느 정도 마지노선을 유지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현 상황으로는 철강사들의 가격 인상 시도가 녹록치 않다. 올 들어 자동차와 일부 기계 업종을 제외하면 대규모 수요산업인 건설ㆍ조선ㆍ전자 등의 생산이 줄어드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을 늘리는 방법으로 재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나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의 사정도 비슷해 치킨 싸움을 방불케 하는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열연코일 한 개를 팔면 얻는 수익을 2~3개 팔아도 벌어들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철강사들의 기초체력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3분기 단독기준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10.9%, 현대제철은 7.6%로 각각 전 분기 대비 12.0%, 10.1%에 비해 급락했다. 여기에 환율 변동으로 인한 환차손이 포스코는 1조840억원, 현대제철 3972억원이 발생해 가용 현금 규모가 대대적으로 축소됐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동국제강과 동부제철 등 후발 사업자의 사정은 더욱 어둡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잇속 살리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상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지난 상반기 올해 첫 시도가 무산된 것도 철강사들의 사정을 더욱 악화시켰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월 발표한 제품별 평균 t당 16만원 인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철강사들은 할인율(대량 구매 고객에게 일정 가격을 깎아주는 것)을 축소하는 등 자구책을 모색했으나 모두 관철시키지 못했다"며 "철근 가격 갈등에서도 정부가 수요가의 손을 들어주는 등 철강사의 협상력이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요산업은 가격을 더욱 내려줘야 한다며 정부를 통해 철강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조선협회가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후판 공급사에 대해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계도 불황을 이유로 가격을 낮춰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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