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120만원 올리기로…여론조사 50% “지금도 높아” 결과 불구, 충남도의회도 논의할 듯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북도의회가 주민들의 반대에도 의정비를 월 10만원 올리겠다고 나서 지역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충북도의회 의정비심의위원회는 28일 내년 연간의정비(의정활동비+월정수당)를 120만원 올린 5088만원으로 결정, 의회에 보고했다. 이는 올해 의정비(4968만원)보다 2.4% 오른 것이다.
심의위는 의정비 인상에 앞서 도민과 전문가들을 상대로 두 번의 여론조사를 벌였다.
두 번 모두 의정비 인상에 반대의견이 많았다.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9세 이상 도민 500명을 상대로 한 주민의견조사에선 ‘현행 의정비가 낮다’는 의견은 4.6%에 그쳤다. ‘적정하다’는 45.2%, ‘너무 높다’는 50.2%였다.
교수, 연구원, 변호사,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공무원, 정치부 기자 등 56명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 심층면접조사도 ‘보통이다’는 46.4%였다. 오히려 ‘다소 많다’는 21.4%, ‘매우 많다’는 32.1%로 나타났다.
주민의견 절반 이상이 의정비인상을 반대했다. 그럼에도 심의위가 “여론조사는 참고사항”이라며 인상을 결정, 주민의견을 무시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심의위는 “지난 2년간 의정비가 고정이고 물가상승률, 공무원 보수인상률이 올라 내년 도의원 의정비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충북도내 13개 지방의회 중 의정비를 올리겠다고 나선 곳은 도의회가 유일하다. 또 인상안 5088만원은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기준액(4795만원)보다 293만원이 높다.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은 거세다. 충북도의회가 의정비 인상을 계속 밀어붙일 경우 주민소환제를 통해 의원들을 압박하겠다는 단체까지 나오고 있다.
충북도의회에 이어 충남도의회도 의정비 인상을 위한 여론몰이 중이다.
이달 19일 열린 충남도의회 246회 임시회에서 김득응 의원(천안)은 “의회의 가장 큰 역할은 집행부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견제, 감시인데도 의회사무처공무원들의 인사권을 도지사가 갖고 있어 집행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의회사무처직원 인사권 독립과 의원보좌권제 도입을 주장했다.
의원보좌관제를 들여오면 의정비는 자연스레 올라간다.
대전 유성구의회도 최근 주민여론조사에서 잠정인상액인 3.5%도 많다는 의견이 절대적으로 많았으나 이를 무시하고 2배 이상 의정비를 올려 2012년 의정비를 7.4% 올리기로 했다.
한편 전남 장흥군은 월정수당을 134만원(8.1%) 낮추기로 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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