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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 수다판이 60년 정당을 때려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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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키워드로 본 10.26 보선

[아시아경제 백재현 기자, 이경호 기자]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3개의 10.26을 가지고 있다. 1909년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날이다. 1979년 10월 26일엔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궁정동 안가에서 총으로 쏴, 유신독재의 종말을 불러왔다. 2011년 10월 26일, 서울시 사상 첫 무소속 시장이 당선됐다.


◆40대의 심판=26일 오후 6시만해도 투표율은 39.9%였다. 오후 7시 42.9%로 뛰더니 오후 8시까지 1시간동안 5.7%포인트가 늘면서 투표율이 48.6%를 찍었다. 두 시간동안 8.7%포인트가 늘어난 것은 퇴근길 20∼40대 직장인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서다.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도 박원순 당선자가 20ㆍ30ㆍ40대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고, 나 후보는 50ㆍ60대에서 박후보에 비해 앞섰지만 우세의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박 후보는 20대에서 69.3-30.1%로, 30대에서 75.8-23.8%로, 40대에서 66.8-32.9%로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 이상 나 후보를 압도했다. 반면 나 후보는 50대에서 56.5-43.1%로, 60대에서 69.2-30.4%로 상대적으로 '소폭'의 우위를 차지하는데 그쳤
다.


40대에선 남성이 여성보다 박 후보 지지도가 높았다. 따라서 고액 대학 등록금, 취업난,전ㆍ월세난 등 민생 위기에 내몰리고 내곡동 사저논란 등에 실망한 시미들의 표심이 선거로 이어졌다.

◆아바타 전쟁'=이번 서울시장 보궐 선거는 '묻지마 투표' 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공약도 인물 됨됨이도 따지지 않는 분위기였다. 방송토론에서나 선거 유세기간 내내 공약 대결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투표지를 받아들 때까지도 두 후보자의 뚜렷한 정책 차이를 알지 못했다.


심지어 이번 투표를 있게 만든 무상급식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지 못했다. 유권자들은 후보자 박원순과 후보자 나경원을 보고 표를 주기 보다는 그들 각자가 상징하는 그 무엇을 향해 표를 던졌다. 두 사람에게는 그만큼 2010년 10월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해 있는 수많은 요소들이 중첩돼 있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선거가 본격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형성됐다. '안철수 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이념, 색깔, 정당, 후보자는 더 이상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 못했다. 또한 그 동안 한나라당 내부의 계속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칩거하다시피 했던 박근혜 전대표가 나경원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면서 선거는 마치 안철수와 박근혜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았고 그 분위기는 끝까지 이어졌다. 여기에다 경제난에 따른 정권심판론까지 부각되면서 두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하나의 아바타로 보였다.



◆무당파=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 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한 말이 "정치의 위기"였다. 박후보가 당선되면서 그 우려가 현실이됐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의 패배는 분명하다. 민주당,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등 박 후보를 밀어줬던 야당도 승리가 아니다.


우리나라 양당구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아니라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으로 요약됐다. 시민세력의 무소속 야권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은 향후 시민세력 부상과 정당정치의 와해, 정치질서의 빅뱅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조기에 도래하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국정장악력은 급속 약화될 조짐이다. 민주당은 시민세력에 끌려가느냐 끌어가냐의 기로에 섰다.


◆가카 선거'=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나타난 인터넷 라디오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는 하나의 신드롬이었다. 딴지일보 대표 김어준, 시사평론가 김용민, 전 국회의원 정봉주, 시산IN 기자 주진우씨가 진행하는 이 방송은 미국 애플 앱스토어의 팟캐스트에서 뉴스 정치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 4월 24일 시작돼 지금까지 평균 주 1회, 총 25회가 방송됐다.


'나꼼수'는 대본 없는 진행과 욕설까지 거르지 않고 내보내는 거침없는 토론으로 사람들을 열광케 했다. 특히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이슈가 터진 뒤인 지난 15일의 23회 방송에서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출연, 대통령의 사저 문제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여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600만명이 한 번 이상 나꼼수를 들어 본 것으로 나타났다.


나꼼수의 이 같은 열기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과 맞물려 이번 선거에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 언론에서 선거 초기에 박원순 후보의 병력의혹 등 색깔논쟁으로 몰고 갔으나 오히려 역풍이 된 것도 나꼼수와 SNS의 힘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女의 눈물=서울시장은 지난 1946년부터 직전의 오세훈 전 시장에 이르기까지 65년간 30여명이 거쳐갔다.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면 사상 최초의 여성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된다.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의 경우 1994년 첫 관선 여성시장(광명시)을 지냈고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도 유일한 여성시장으로 당선됐다. 여성시장, 군수 등은 배출됐지만 여성 광역단체장은 한 명도 없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성 최초의 총리를 지낸 한명숙씨가 오세훈씨와 맞붙였지만 간발의 차로 눈물을 머금었다. 박영선 의원은 한명숙의 뒤를 이어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도전했지만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 범야권 후보자리를 내줘야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당초예상을 뒤엎고 나 후보를 총력지원했지만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무색해졌고 그간 흔들리지 않았던 대세론도 흔들리고 있다.


백재현 이경호 이의철 기자 charli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백재현 기자 itbrian@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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