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인 퇴적암. 그리고 그 위를 따라 이어지는 움푹 파인 자국들. 전남 여수시 낭도리 해안의 풍경이다. 이곳만의 특별한 비밀은 일렬로 늘어선 저 자국들에 있다. 바로 천연기념물 434호인 '여수 낭도리 공룡발자국화석 산지 및 퇴적층'이다.
여수시 낭도리를 비롯한 전남 화순군 서유리, 해남군 우항리, 보성군 비봉리, 경남 고성군 덕명리 등 '남해안 공룡화석산지'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한국과 미국이 함께 발 벗고 나섰다. 정부가 공룡 화석 관련 최고 연구 기관인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정을 맺은 것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영원)는 세계 유일의 공룡 발자국 박물관을 가진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총장 Jerry Wartgow)와 '한-미 공룡 공동연구 협정'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콜로라도대학교는 1985년부터 수집한 20개국의 공룡발자국 표본 2500여점을 바탕으로 전 세계 공룡 발자국 연구를 해오고 있으며, 공룡발자국 박물관은 이 분야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콜로라도대학교와 '남해안 공룡화석산지'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국제 비교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 첫 번째 사업으로 미국 유타주에서 새롭게 발견된 공룡 화석 산지에 대한 연구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공달용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학예연구사는 "유네스코 측에서 '남해안 공룡화석산지'와 관련해 이곳만의 차별성을 입증할 수 있는 국제 비교 연구가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국제 비교 연구를 진행해 '남해안 공룡화석산지'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도록 하는 데 이번 협정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는 제주 화산섬 및 용암동굴이 있으며, '남해안 공룡화석산지'는 세계유산목록 등재를 희망하는 회원국이 작성한 자국의 유산 목록인 잠정 목록에 2002년 1월 그 이름을 올렸다.
성정은 기자 je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