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중소기업 세곳 가운데 한곳은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90년대 외환위기(IMF) 때보다 나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500여 중소기업을 상대로 현장 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의 36%는 현 국내 경제상황이 금융위기 초기상황보다 더 나쁘다고 답했다. 당시와 비슷하다고 답한 곳도 44.8%에 달하는 등 전체 80% 이상이 최근 상황을 부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걸로 조사됐다. 양호하다고 답한 곳은 19.3%에 불과했다.
중소기업들은 최근 경제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것을 우려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업체 10곳 가운데 4곳은 장기적인 글로벌 경기침체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 봤다. 폐열회수용 설비기기를 만드는 한 중소업체는 "1998년 외환위기는 국내만 영향을 미쳐 단기간에 끝났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위기가 5년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기업들이 입는 피해가 아직 가시적으로 드러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재규 중앙회 조사통계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일부 수출기업들이 오히려 혜택을 입는 등 아직 업계 전반에 심각한 수준의 타격을 받진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의 자금사정을 악화시킨 원인으로는 은행거래 시 높은 금리나 수수료를 꼽는 곳이 많았다. 응답업체의 29.5%가 지난해에 비해 높은 금리 및 수수료가 부담된다고 답했고 매출 등 재무제표 위주 평가, 신규대출 기피 등도 어려운 점이라고 답했다.
니트의류를 만드는 한 업체는 "기업자금 대출에 대한 이자비율이 커지고 있어 자금융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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