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SF, 독일 '보험 담보금式' 가닥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지난 23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유럽 각국은 유로존 부채 위기 해결을 위한 대략적인 방안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세부사항 검토에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사항을 기초로 오는 26일까지 9차례의 재무장관 회담 및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필요한 경우 각국 의회에서 심사를 받아 26일의 제2차 정상회담에서 최종 결론을 지을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독일과 프랑스가 그동안 이견을 보이던 EFSF의 보험 담보금 방식을 통한 레버리지(신용 차입)안에 대해 의견 접근을 보았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서 독일쪽 제안인 EFSF 보험 담보금 방식에 프랑스가 동조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외부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하는 방안도 논의되었다.
이 통신은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가로 부실 국가 채권을 계속 매입하게 될 것으로 전했다.
이같은 독불간의 의견 접근은 프랑스가 그동안 주장해 오던 EFSF의 은행화 방안을 독일의 반대로 철회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 “EFSF를 은행화하지 않는다면 (부채 위기를 막을) 충분한 방화벽을 세울 수 없다”면서도 “독일의 완강한 반대로 이 방안은 불가능해졌다”고 인정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가 이같은 입장 변화를 보이는 대신, ECB가 채권 시장에서 유로존 국채를 계속 매입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다른 유럽 국가들과 ECB도 여기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ECB의 지속적 국채 매입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또 부채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실리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이탈리아의 재정 긴축과 경제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80억 유로의 제6차분 구제금융 지원을 승인하고 그리스 국채에 대한 민간 부문 손실률을 기존의 21%에서 50-60%로 늘릴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유럽계 은행들은 40%의 손실률을 요구하고 있어 아직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이 통신은 전했다.
또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논의 중인 해법과 관련, 한 유로존 소식통은 “지금은 단 두가지 모델만의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하나는 (EFSF의) 보험 담보금 방식이며, 다른 하나는 EFSF와 외부 자금을 받아들인 특수목적법인(SPV)를 연계시켜 그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결국에는 이 두 모델을 합친 형태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유로존 관리도 “현물 시장에서 국채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EFSF의 자금으로 보증하는 SPV를 설립하고, 여기에 해외 국부펀드나 기관투자가들 또는 IMF 등이 자본을 투자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 관리는 이같은 방안들은 아직 검토 중에 있으며 변화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유로존 부채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약 2조 유로에서 최대 3조5천억 유로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EFSF의 보험 담보금 방안으로 창출해 낼 수 있는 1조 유로 규모로는 사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중국 등의 신흥시장 국가들이 참여하는 펀드가 덧붙여지면, 투자가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돼 유로존의 위기를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2조 유로 이상의 신규 유동성이 공급되는데다 유로화가 안정성을 되찾기 때문에 투자 심리가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주 미국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잇따라 자산매입 방식의 추가적 양적 완화(QE3) 정책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서, 유럽 위기가 어느정도 진정이 된다면 지난 2009년 초에 이은 또 한번의 대규모 국제 공조를 통한 유동성 공급 정책과 달러화 약세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본 엔화는 지난 금요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달러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블룸버그통신은 헷지펀드들이 지난 2년래 최대 규모의 원자재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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