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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호 2월 이래 재산 12조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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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호 2월 이래 재산 12조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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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세계 최고 부자인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엘루(71·사진)의 순재산이 지난 2월 중순 이래 110억 달러(약 12조6700억 원)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2011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를 발표한 3월 초순만 해도 슬림의 재산이 740억 달러였으나 이달 중순 633억 달러로 줄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슬림의 재산이 급감한 것은 그와 3남 파트릭 슬림 도미트가 이끄는 범라틴아메리카 휴대전화 서비스 업체인 아메리카 모빌의 시장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슬림의 재산이 1년 사이 190억 달러나 늘어 500억 달러에 육박했던 2006년 상황과 대비된다.

슬림의 아버지 훌리안 슬림 아다드 아글라마스는 레바논 출신 이주민으로 1910년 멕시코 혁명 이후 멕시코시티 부동산에 투자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주마다 용돈 5페소를 주며 모든 씀씀이에 대해 꼼꼼히 기록해놓으라고 가르쳤다.


짠돌이로 성장한 26세의 슬림은 투자 수익금에 어머니로부터 받은 돈까지 합쳐 40만 달러를 모았다. 그는 1960년대 중반 보틀링 공장을 하나 매입하고 건설회사, 부동산 업체도 세웠다. 197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기업 인수에 나서 멕시코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고금리·채무불이행으로 붕괴되고 있던 1982년에도 헐값으로 계속 사들였다.


슬림이 텔멕스를 손에 넣은 것은 1990년이다. 대통령궁의 실세 친구로부터 얻은 내부 정보에 따라 국유 전화 회사 지분 51%를 낙찰 받은 것이다. 당시 텔멕스의 경쟁사였던 마르카텔의 CEO 출신 카를로스 몬테마요르는 슬림이 "곤경으로 허덕이는 기업들 사이에서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 챙겼다"고 말했다.


텔멕스는 이후 7년 동안 시장에서 독점 기업으로 군림하며 세계 어느 업체보다 비싼 요금을 부과할 수 있었다. 슬림은 1990년대 후반 텔멕스의 무선 사업부를 아메리카 모빌이라는 이름으로 떼어냈다. 아메리카 모빌은 저소득층을 겨냥해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가 없어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조처하고 단말기 보조금과 선불 카드 제공으로 가입자를 끌어들였다.


그렇다면 요즘 들어 아메리카 모빌의 기업가치가 뚝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아메리카 모빌은 멕시코 밖 18개국에서 영업 중이지만 멕시코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다.


멕시코시티 소재 시장조사업체 산탄데르 라탐 리서치의 그레고리오 토마시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아메리카 모빌이 멕시코 연방공정경쟁위원회로부터 벌금 10억 달러를 부과 받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메리카 모빌이 경쟁사들에 자사 네트워크 접속료를 과다 징수한 탓이다. 벌금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겼다는 게 토마시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경쟁사 이우사셀이 방송사 그루포 텔레비사로부터 16억 달러나 투자 받아 전열 정비에 나선 것도 아메리카 모빌에 악재로 작용했다.


토마시 애널리스트는 "멕시코 통신사업 규제 당국이 이동전화 상호 착신 접속료를 통화 건당 0.95페소에서 0.35페소로 대폭 낮춘 것도 타격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멕시코 이동전화 시장에서 아메리카 모빌이 여전한 강자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이진수 기자 comm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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