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곧 본안 소송 준비에 들어가겠다. 여기서 주저앉을 거라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
임의탈퇴선수 공시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돼 코트 복귀가 무산된 프로농구 김승현(전 오리온스)이 본안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김승현 측 강래혁 변호사는 20일 스포츠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가처분신청은 가처분신청일 뿐이다"며 "조만간 서울중앙지법에 임의탈퇴선수 공시효력 무효확인 본안소송을 제기할 것이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이 정도로 기죽지 않는다"고 웃으며 "여기서 주저앉을 거면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않았다. 선수가 자신이 뛰던 소속팀과 연맹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게 보통 마음으로 한 일이겠느냐. 그만큼 김승현은 엄청난 각오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이어 "농구장은 김승현이 초등학교 때부터 살았던 터전이다. 누가 그를 내쫓을 수 있겠나. 무엇보다 김승현 본인의 복귀 의사가 무척 강하다"며 "그가 잘못한 일도 아니지 않느냐. 곧 본안소송을 제기해서 다시 시작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승현 역시 이날 스포츠투데이와 통화에서 "(가처분신청 기각 결정이) 너무 아쉽긴 하지만 코트 복귀를 포기하지 않겠다. 꾸준히 운동하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정말 뛰고 싶다"며 컴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최성준 수석부장판사)는 20일 김승현이 한국농구연맹(KBL)을 상대로 낸 임의탈퇴선수 공시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구단과 별도 계약서를 통해 체결한 보수약정의 효력과는 별개로 김승현이 KBL의 보수조정 결정에 불복함으로써 임의탈퇴선수 공시 사유는 발생했다"며 "공시 과정에서 방어권이 부당하게 침해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하며 이같이 결정했다.
김승현은 2006년 향후 5년간 매년 연봉 10억5000만원을 받기로 오리온스 구단과 이면계약을 맺었다가 부상에 따른 성적 부진으로 연봉이 삭감되자 KBL에 보수 조정신청을 냈다. KBL은 2009년 양측에 '연봉 3억원으로 조정하라'고 결정했지만 김승현은 이에 불복,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KBL은 2010년 11월 재정위원회를 열어 김승현을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했다.
김승현은 임의탈퇴 신분에선 벗어나지 못했지만 구단을 상대로 한 임금 청구소송에서는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부는 지난 7월 "구단은 김승현에게 12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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