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경제 전문지 포브스 아시아판이 최근 온라인으로 '아시아의 떠오르는 젊은 기업가 10인'을 소개하는 가운데 이들 중에서도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의 차오궈웨이(曹國偉·45·사진) 최고경영자(CEO)를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로 꼽았다. 포브스는 차오가 채 50도 되지 않은 나이에 야망과 넘치는 활력으로 성공을 일궈냈다고 평했다.
상하이(上海) 태생인 차오는 기업인으로 좀 색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상하이 푸단(復旦)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그는 상하이방송국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2년만인 1989년 기자 생활을 접고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 신문학 석사과정에 등록해 2년 뒤 학위를 따고 이어 텍사스주 오스틴 대학 경영학 석사(MBA) 과정으로 직행했다.
1993~1999년 차오는 세계 굴지의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서 근무하며 실리콘밸리 소재 정보기술(IT) 업체들의 회계 감사 및 비즈니스 컨설팅을 담당했다. 이때 여러 IT 기업의 나스닥 상장에 관여한 경험은 이후 시나닷컴의 상장에 큰 도움이 됐다.
차오가 시나닷컴에 스카우트된 것은 1999년 9월이다. 그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이틀 동안 고민하다 시나닷컴으로 곧 출근해 이후 날마다 16시간씩 일했다"고 털어놓았다. 8개월 뒤 시나닷컴은 나스닥에 상장됐다.
2000~2001년 차오는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중국 광고주의 수요에 맞춰 시간별, 동영상 총 재생 횟수별 매출 방식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그 덕에 시나닷컴은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었다.
2001년 시나닷컴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오른 차오는 2004년 6월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겸임하게 되자 광고·판매 부서를 전면 개편하고 체계적인 판매관리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듬해인 2005년 시나닷컴의 광고 매출 증가율은 경쟁업체들을 앞질렀다. 그리고 2006년 5월 차오는 시나닷컴 CEO에 등극했다.
2009년 중국 정부는 숱한 인민들 사이에서 마이크로블로그를 통해 정보가 급속히 유통되는 데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 정부는 급기야 트위터와 토종 마이크로블로그들을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차오는 여기서 또 하나의 기회를 발견했다. 자체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인 시나 웨이보를 되레 밀어부친 것이다.
웨이보는 이전의 토종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와 달리 중국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따낼 수 있었다.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할만한 콘텐트는 2000만 개 블로그에서 아예 삭제하기 때문이다. 자체 검열을 둘러싸고 차오에게 비난이 빗발 친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차오는 "웨이보를 자체 검열하고 있다"고 인정했을 뿐 이를 중단하진 않았다.
차오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짬뽕"이라고 표현한 웨이보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어 지난 4월 말 현재 공식 이용자 수가 1억4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차오의 말마따나 "자체 검열에도 웨이보가 중국에서 가장 자유로운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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