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박소연 기자]"죄송합니다, 고객님. 서프백은 현재 전시를 위해 1개만 있는 상태고 구매하시려면 기다리셔야 합니다. 가방이 언제쯤 들어올 수 있을지는 확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지난 16일 롯데 명품관 에비뉴엘과 신세계 명품관의 샤넬 매장에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매장안에 들어가기 위한 대기시간은 무려 30분. 평소 루이뷔통 매장이 대기자가 많은 반면 샤넬은 한산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지난 주 유럽에서 샤넬 가방이 인상됐다는 소식에 일명 '샤테크족'(샤넬가방으로 재테크하는 사람)이 대거 몰렸다. 통상 미국, 유럽에서 가격이 오를 경우 국내도 뒤따라 인상됐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 등 유럽에서 서프, 그랜드샤핑, 정방 등 지난 번 인상 때 오르지 않은 가방 가격이 10%(원화 30만원) 가량씩 인상됐다. 현재 서프백은 365만원, 그랜드샤핑 355만원, 정방 313만원으로 올 초 인상 시 빠졌던 품목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의 경우 미국, 유럽 등에서 물품을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만간 해당 가방들의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서도 인상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삽시간에 퍼졌다.
에비뉴엘 샤넬 매장 관계자는 "지난 14일부터 갑자기 서프백과 그랜드샤핑 가방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며 "해당 가방들이 2-3개 정도 밖에 없고 대기자 명단이 한페이지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홍은동에 사는 유 모씨는 "평소 꼭 갖고 싶었던 가방인데 지난 주에 유럽에서 샤넬 가방 가격이 인상됐다는 소식에 지금 안사면 더 비싸질 것 같아 서둘러 나왔다"고 설명했다.
마포에 사는 최모씨도 "다음 달에 결혼을 하는데 지금 사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나왔는데 물건 재고가 없다고 해서 웨이팅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나왔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불과 몇 년 새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다 보니 가격인상 전 샤넬 가방을 구입해 중고제품으로 팔아 차익을 거두는 샤테크 열풍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샤넬 매장 관계자는 "본사에서 아직 연락이 없어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인상했다면 국내도 인상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샤넬은 2008년 11월과 2009년 11월, 지난 해 7월과 올해 5월 등 4차례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07년 2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던 클래식 캐비어 미디엄 사이즈의 경우 4번의 가격인상을 거치며 현재 500만 원 대까지 올라갔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박소연 기자 mus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