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李대통령 펜타곤 초청
[워싱턴=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예우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후 이 대통령과의 첫 만남장소를 워싱턴 외곽의 한식당인 '우래옥'으로 정했다. 이곳에서의 만남은 공식 국빈방문 행사에 앞서 마련된 비공식 친교행사임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전용 리무진 차량에 이 대통령이 동승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이 이를 수락해 함께 식사장소로 이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기 위해 백악관 대신 외부에서 식사하기를 원했고, 워싱턴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측은 애초 한정식을 주문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불고기가 먹고 싶다"고 말해 양국 정상은 불고기, 야채구이, 새우튀김, 삶은 콩 등으로 차려진 한식 메뉴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식당 종업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많이 드신 것 같다"며 "주문한 음식을 모두 다 맛있게 드시더라"고 말했다.
배석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불고기 대신 비빔밥으로 식사를 했다. 클린턴 장관 외에 미국측에서 대니 러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했으며 한국측에서는 김성환 외교부 장관,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후에는 미국 국방부(펜타곤)을 전격 방문했다. 이 곳에서 이 대통령은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미군 수뇌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 정세와 대비태세 등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했다.
한국 대통령이 펜타곤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 정상을 펜타곤에 초청해 의장대 사열 등 의전행사를 가진 적은 있지만, 펜타곤의 심장부인 '탱크룸'에서 외국 정상을 위해 브리핑을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탱크룸은 미 합참의장이 중동을 비롯한 세계 전 지역의 전시 상황을 보고 받고 작전지시를 하는 곳이다.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이 대통령에게 북한 대비태세를 설명하면서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어떤 상황이 와도 확실히 준비하고 대처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대비태세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펜타곤 방문은 미 국방부가 이 대통령을 초청해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직접 설명하고 싶다고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이 대통령을 펜타곤에 초청한 것은 동맹인 한국 국가원수를 각별히 예우하는 동시에 공고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와 한반도 안보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안보 공약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문에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천 수석, 김 비서관이 배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14일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미국 자동차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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