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효과 활용한 꽃담장 설치로 기대이상의 효과, 현수막이나 단속보다 효과적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양천구 목4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임재완)는 상습적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무단투기지역에 '꽃담장'을 설치해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목4동주민센터(동장 박금주)는 그 동안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상습투기가 성행하는 주요 골목마다 현수막을 내걸고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 3월부터 직원을 동원한 야간과 새벽 집중단속을 벌였으나 시간이 지나면 그 뿐 골목은 아무렇게나 내버려지는 쓰레기로 늘 더러워지기 일쑤였다.
이에 따라 목4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넛지(nudge)효과를 활용, 쓰레기가 버려지는 곳에 무단투기 방지용 '꽃담장'을 설치했다.
최근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넛지효과가 행정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넛지(nudge)는 원래 ‘팔꿈치로 슬쩍찌르다’ 라는 의미로 미국의 행동경제학자인 캐스 R. 선스타인(Cass R. Sunstein)과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 는 넛지를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만들었다.
즉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시, 사람들이 보다 건강하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결정하도록 유도하는 이론을 개발했다.
팔을 잡아끄는 것처럼 강제와 지시에 의한 억압보다 팔꿈치로 툭 치는 것과 같은 부드러운 개입으로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꽃담장'은 상습적으로 쓰레기가 버려지는 곳에 화사한 꽃담장을 만들어 사람들이 쓰레기를 투기하는 일이 없도록 자발적으로 유도하는 넛지효과를 적용한 것으로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는 물론이고 예술적인 면에서도 손색이 없다.
현재 설치된 꽃담장은 기대 이상 효과를 발휘해 기존의 어떤 시도보다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의 호응도 현수막이나 단속보다 높아 주민 김모씨(65)는 “지나다니면서 항상 지저분해 눈살이 찌푸려지던 골목에 쓰레기가 하나도 없이 깔끔해져 속이 다 후련하다”면서 “악취와 파리, 모기가 사라니지 동네가 확 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임재완 주민자치위원장은 “꽃담장을 지속적으로 관리, 확대해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은 물론 지역 환경을 개선하고 기초질서 지키기에 대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등 ‘깨끗한 마을만들기’를 실천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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