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언 토요일> ‘불후의 명곡2’ 토 KBS2 오후 6시 15분
‘불후의 명곡2’에 세 번째 출연한 임정희는 앞의 두 번 출연에서 모두 공연순서 1번이었고 단 한 번도 1승을 하지 못했다. 신동엽과 김구라는 이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며 임정희의 공연순서가 어떻게 결정될 지에 대해 긴장감을 심어주었다. 임정희의 경우처럼 ‘불후의 명곡2’의 불완전한 룰은 결과에 대한 의심이나 지적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출연자 개인과 또 그 관계에 있어서 의외의 변화와 이야기를 가져오고 있다. 마지막 순번으로 나와 한 사람을 이기고 우승하는 것보다 연승을 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룰 때문에 “소박하게나마 1승이라도” 하기를 바라는 소원이 가능해지고, 매 번 1:1로 승부가 갈리고 등수를 나열하는 우승이 아닌 탓에 예상치 않은 라이벌구도가 형성된다. 불운의 상징과도 같았던 임정희가 첫 승을 했을 때 대기실의 동료들은 다 같이 기뻐했고, 신용재가 허각을 이겨보고 싶다고 말하자 지난 회 우승자 알리는 자신의 순서 선택권을 내 주었다.
‘불후의 명곡2’가 아이돌 중심에서 보컬리스트 중심으로 변화하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1:1 상황이라 해도 공연의 우열을 선택해야 하는 형식은 아이돌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무대에 설 기회가 많지 않은 보컬리스트들이 실력을 보여주기에 더 적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자 보컬리스트 특집의 이혁이나, 지난 주 우승의 알리처럼 “첫 번째 트로피”의 의미도 더욱 각별해진다. 그렇다고 ‘불후의 명곡2’가 대단히 새롭고 훌륭한 쇼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2’가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는 가수들과는 또 다른 이유로 그동안 TV에 자주 얼굴을 비출 수 없었던 가수들에게 무대를 열어주었고, 예상과는 다른 방식의 음악 버라이어티가 되어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대기실의 MC와 출연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주말 오후의 예능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원조는 아닐지 모르나, 아류 또한 아니다. ‘불후의 명곡2’는 제 역할을 잘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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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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