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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딸깍발이]"이쁜거 큰 죄는 아니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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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남산딸깍발이]"이쁜거 큰 죄는 아니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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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판에서 나경원 후보의 외모(미모)는 압권이다. 그녀의 외모는 빛난다. 왕방울같은 눈망울에 미소를 흩날릴 때마다 수많은 유권자들이 쓰러진다. 그래서 살뜰한 아내이자 모성 가득한 엄마가 된다. 그녀의 외모는 선거판의 공약을 뛰어넘는다. 술자리마다 "예쁘지 않느냐"며 기대감을 표시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것이 그녀의 정치다. 그녀는 그녀의 경쟁력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녀의 적수는 덥수룩한 턱수염을 밀고, 붉은 넥타이를 매고 말쑥한 차림으로 나타났다. 그런들 외모로 대적하기엔 애당초 틀린 것 같다. 그야말로 '식모 앞에서 행주 짜는 격이다'


허면 나경원은 수려한 외모의 수혜자일까 ? 세상은 못 생긴 걸 용서치 않는다. 수많은 루저들(키 180cm 이하인 열성적 유전인자 ?)이 살만한 환경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텔리비전의 등장 이후 외모에 대한 경쟁력은 더욱 커졌다. '잘 생긴 사람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외모는 대세다. 그래서 화장품과 성형이 난무한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외모가 취업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예비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성형외과의 조사에서 응답자 98%가 "외모가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으며 기업 인사 담당자 94%가 채용시 "외모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또 여성들조차도 '외모는 필수이며 상대방의 피부나 몸매를 통해 생활수준도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모가 뛰어날수록 신뢰감을 준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재판장에서도 외모가 뛰어난 사람은 죄질이 비해 낮은 형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는 배심원들이 무죄를 줄 수도 있다. 몇년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20대 얼짱사기녀가 한 사례다. 수많은 팬카페가 만들어지고, 네티즌들이 '예쁜 여자가 사기꾼일 리 없다"며 석방 탄원하는 일이 벌어져 당혹스럽게 한 일이 있다.


'예쁘다'는 이유로 세상은 그녀를 무죄판결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따라서 외모지상주의는 폭력적 사회의 다른 이름이며 외모차별주의와 같은 말이다. 못 생긴 사람, 열등한 유전인자, 장애인들, 소수자를 위한 배려가 낄 틈이 없다. 여기서 나경원의 딜레마가 있다. 나경원은 장애아를 둔 엄마 혹은 미모의 여성정치인이라는 두개의 아이콘으로 형성돼 있다.

즉 나경원이 외모를 자랑할수록 그녀의 아이는 외모지상주의의 폐해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살 수밖에 없다. 두개의 아이콘이 충돌한다는게 그녀의 넌센스함이다. 이는 외모가 빼어난 이들마저 외모지상주의의 희생자라는 걸 의미한다. 지금 인터넷에선 매일같이 '얼짱대회'가 열린다. 수많은 루저들과 불평등을 낳는다. 외모에 집착하는 경향 또한 더욱 커진다. 따라서 오늘날 외모(미모)는 이데올로기다.


'마음이 예쁘다'거나 '착하다'는 등의 말은 더이상 칭찬이지 않다.오히려 비웃음일 수 있다. '나도 미모다'라는 서바이벌 세계에서 "마음은 착해", "생긴게 별로야"라는 평가는 곧 도태를 의미한다. 철학자들의 고뇌의 산물인 '미학'이 폐기된 지 오래다. 사전적으로 외모는 겉으로 드러난 모양이다.이와 같은 말로 미모(眉毛)가 있다.이마와 상안검(上眼瞼)과의 접합부에 있는 가로 융기부에 난 털을 말한다. 대체로 겉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 외모의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연애, 결혼 등 사생활에서부터 취업, 승진 등 사회 생활 전반을 지배한다. 뿐만 아니다. 권력을 획득하거나 부를 축적하는데도 외모가 주는 후광효과는 절대적이다. 존 F 케네디의 선거전은 아주 적절한 사례에 속한다. 케네디는 외모를 적극 활용해 지구상의 최고 권력자로 우뚝 선 사람이다. 대통령 선거동안 그의 적수가 대중을 만나고, 유세하고, 각 주를 순회하느라 정신 없을 때 그는 파도가 휘몰아치는 해변가 바위 위에서 웃통을 벗어제치고 바다 낚시를 하는가 하면 럭비공을 들고 그라운드를 날뛰었다.


그는 잘 생긴 외모와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며 '수컷' 냄새를 풍기는데 열중했다. 땀에 절어 붉게 상기된 얼굴, 파도와 싸우는 팔뚝 그리고 근육, 힘줄의 위력을 뽐냈다. 한마디로 TV시대를 간파한 고단수 '삐끼질'였지만 효과는 제대로 먹혔다. TV는 먹잇감을 절대 놓치지 않았다. 케네디 스스로도 먹잇감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며 어떤 면에서는 먹잇감이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남성호르몬제인 테스토스테론이 만들어준 것이란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케네디는 어려서부터 유전병일 것으로 추정되는 부신기능부전의 일종인 '에디슨병'을 앓았다. 그는 비타민 B와 네오프론토실이 함유된 피를 지속적으로 수혈했으며 근육을 강화하는 약물로 중독된 상태였다. 또한 일찍부터 찾아온 등허리통증, 골다공증 등으로 선거기간 내내 코르셋 요법을 썼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 10여년전인 메사추세츠 상원의원 시절, X선 검사 결과 5번 척추가 사라져 있었다. 코르티손 과다복용이 원인였다. 그는 마약에도 찌들어 있었다.


물론 케네디한테 이의를 제기한 미국인이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설령 그렇더라도 케네디의 외모는 착시에 불과했다는 것은 명백하다.이처럼 역사가 권력과 富, 욕망을 실현하는데 외모를 통한 성공담으로 쓰여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번 선거가 외모뽑기로 흐를까 걱정이다. 그 폐해는 한번으로 족하다. 그렇다고 나경원이 이쁘니까 뽑지 말자는게 아니라 "정책, 공약, 비전을 잘 살펴보자"는 얘기다.






이규성 기자 peac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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