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07만52CGT 수주
연간 1위 재탈환 전망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국 조선업계가 올 들어 선박 수주에서 8개월 연속 중국을 압도하며 연간 1위 재탈환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집중 수주하며 올해 전 세계 수주량의 절반 이상을 휩쓴 것이다. 한국 조선업계가 연간 신조선 수주 기준으로 세계 1위에 올라서는 것은 2009년 중국에 왕좌를 뺏긴 후 2년 만이다.
7일 조선ㆍ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세계 선박 수주량 121만7836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의 32.4%인 39만4087CGT를 수주하며 8개월 연속 국가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수주량 또한 1207만52CGT로 세계 수주량(2356만4611CGT)의 51.2%를 차지하며 중국을 크게 앞질렀다.
반면 중국은 올해 세계 수주량의 31%인 734만9931CGT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중국은 전 세계 수주량이 급감한 9월 한달 간 신규수주 34만8707CGT를 기록하며 한국과의 월간 점유율 격차를 한 자릿수(4%)로 좁히는 데 성공했으나, 남은 기간 동안 한국을 따라잡기란 무리라는 평가다.
금액 기준으로도 한국은 중국을 압도했다. 올 들어 9개월 간 한국의 선박 수주규모는 총 435억5000만달러(299척)로 중국(134억6600만달러, 383척)의 3배를 웃돈다.
중국에 비해 척당 수주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톤수 및 금액면에서 확연한 격차가 발생한 이유는 한국 조선업계가 드릴십, 대형 컨테이너선 등 척 당 3억달러가 넘는 고부가가치선을 집중 수주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중국은 주력이었던 벌크선 부문이 공급과잉 및 시황부진에 처하며 고전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경쟁국인 일본의 2011년 수주량은 111만3362CGT(52척)으로 전체의 5%에 불과했다. 일본 조선업계의 점유율은 2007년 14.9%에서 지난해 6.3%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조선ㆍ해운 호황기였던 지난 2007년 값싼 선가를 내세운 중국에 처음으로 신조선 수주 세계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이듬해 왕좌를 탈환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다시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이후 지난해에도 중국이 한국을 앞서며 2년 연속 세계 1위에 오른 상태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과거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벌크선, 중소형 컨테이너선을 대거 수주하며 양적 수준에서 한국을 앞섰지만, 기술력부문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며 "올해 국내 조선사들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부문을 싹쓸이하며 질적, 양적측면에서 모두 세계 1위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수주잔량에서도 중국과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10월 초 현재 한국의 수주잔량은 4227만7505CGT(1333척)로 점유율 32.8% 수준이다. 한국은 수주잔량 1위 국가인 중국과의 격차를 지난 1월 1012만CGT에서 최근 약 718만CGT로 좁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