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3위 항공사 아메리칸 항공이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모기업 AMR의 주가가 2001년 9월 이후 최대로 하락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오후 1시24분 기준으로 AMR의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35% 폭락해 1.99달러까지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2003년 3월31일 이후 최저치이며 장중 하락률로는 2001년 9월17일 최대라고 설명했다. 오후 12시58분부터 1시21분까지 20여분 동안 세 차례나 거래가 중단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후 AMR의 주가는 추가 하락해 장중 최저 전거래일 대비 1.21달러(-40.88%) 폭락해 1.75달러까지 하락했다. AMR의 주가가 5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며 2개월 중 최장 기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까지 AMR의 주가는 올해 들어 62% 급락했다.
미국 경기 둔화가 항공기 여행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며 이에 따라 적자 행진 중인 AMR이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맥심 그룹의 레이 네이들 애널리스트는 "AMR이 4개 분기 연속 손실을 향해 가고 있어 파산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AMR이 회계연도 3분기에 주당 42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MR은 지난해 3분기에 주당 39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이면 AMR의 현금성 자산은 47억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주 AMR은 1일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항공기를 담보로 7억2570만달러어치의 1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발행 금리가 2009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네이들은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 때문에 항공기 여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50대50보다 더 높다"고 덧붙였다.
AMR의 앤디 배코버 대변인은 "챕터 11(파산보호 신청)은 분명 우리의 목표도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는 우리가 실적을 개선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매우 급박하다"고 말했다.
AMR은 인건비 상승과 다른 항공사들과의 협력 사업에서 기대했던 이익 증가가 많지 않았다는 점, 항공기가 노후화돼 효율적으로 연료를 절감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파산 위험이 증가하자 아메리칸 항공 조종사들은 잇달아 퇴직을 신청하고 있다. 항공사가 파산할 경우 받지 못할 연금을 챙기기 위해 미리 퇴직하고 있는 것이다. 9월 이후에만 240명의 조종사가 퇴직을 신청했고 이에 따라 아메리칸 항공은 이번 달부터 국제 항공 노선을 줄일 계획이다.
아메리칸 항공 외에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US항공, 델타 항공 등도 10% 이상 급락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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