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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활력잃고 무역흑자 급감...경제기초체력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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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활력잃고 무역흑자 급감...경제기초체력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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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글로벌 재정위기의 여파로 산업생산의 활기가 급격히 꺾인 가운데 잘나가던 수출,흑자전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8월 무역흑자가 전년동월대비 반토막 난데 이어 9월에는 수출은 줄고 수입이 사상최대로 증가했다. 액수로는 수출액이 더 커 20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향후 수출경기 전망이 밝지 않고 동절기를 앞두고 에너지, 소비재 수입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무역흑자 급감내지 적자 전환 가능성도 우려된다. 세계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도 높아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면서 수입의 큰 폭 감소에 따라 얻어지는 불황형 흑자의 재연도 점쳐진다.


◆수출 증가율 주저앉고 수입은 사상최대=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잠정치)에 따르면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9.6%증가한 471억1800만 달러, 수입은 30.5% 증가한 456억8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증가율은 8월 25.9%에서 9월 19.6%로 낮아진 반면, 수입 증가폭은 28.9%에서 30.5%로 확대되면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는 14억3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10년 2월 이후 2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흑자규모는 8월(4억8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약 9억 달러 증가했지만 작년 동월(44억1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29억7000만 달러 가량 감소한 수치다. 지경부는 "수입이 30% 늘면서 월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유로존 위기 확산, 미국 경기 회복세 둔화 등 대외적 불확실성에도 수출이 약 20% 증가하면서 두 자릿수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56.8%), 자동차(40.0%), 일반기계(40.2%), 철강제품(39.6%) 등은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반도체(-4.2%), 액정디바이스(-5.1%), 무선통신기기(-7.5%), 선박(-32.7%) 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경부는 선박 수출이 급감한 것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주량이 감소했던2009년도 수주 물량의 인도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이라며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 사정 악화로 선박 인도가 지연되는 사례도 일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개월 연속흑자 외줄타기 행진=지역별로는 미국(15.9%), 유럽연합(EU)(11.2%)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반면, 중국(20.5%), 아세안(43.2%) 등 개발도상국과 일본(48.7%)으로의 수출은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수입의 경우 가격 상승 등으로 원유(56.7%), 가스(104.0%), 석탄(73.4%) 등의 수입이 대폭 증가하면서 전체 원자재 수입이 24.8% 증가한 반면 반도체 장비 등 자본재 수입은 0.9% 감소했다.


소비재 수입은 11.4% 늘어난 가운데 코트 및 재킷(106.0%) 등 의류(37.9%)와 돼지고기(99.7%), 쇠고기(34.0%) 등 육류(51.9%)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경부는 "대외환경 악화와 기저 효과로 4분기 이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흑자 규모가 확대되기는 어렵지만 연내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가능할 전망"이라며 그 시점을 12월 초로 전망했다.


◆9월 선방..10월 이후가 걱정=정부는 8,9월의 수출과 흑자 기조 유지에 대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노력했다며 선방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수출이 미국경제의 성장둔화, 유럽의 재정위기 지속, 중국의 수입수요 약화 등으로 현저히 둔화되고 10% 내외의 증가에 그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했다.


대한상의가 500개 수출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6곳 이상(66.8%)이 올해 수출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수출여건과 관련해서는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인 56.8%가 '나빠졌다'고 답했다.수출여건 악화 요인으로는 수출국 수요감소(47.9%)를 가장 많이 꼽았고, 환율불안(37.3%), 수출시장 경쟁심화(8.5%) 등이 뒤를 이었다. '연말까지 수출여건이 더 악화할 것'과 '현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답은 각각 36.4%, 50.6%였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2011년 4ㆍ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조사'에서도 4분기 수출경기전망지수(EBSI)가 전분기에 비해 18.2포인트 떨어진 89.8을 기록했다. EBSI 지수는 기준점인 100보다 낮으면 수출경기가 악화되는 것을 의미하고, 100이상이면 수출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지수가 100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10분기 만에 처음이다.


◆기계 유화 반도체 선박 먹구름=지경부는 이날 향후 품목별 수출전망에 대해 "IT는 단가하락, 수급불균형 등으로 4분기에도 부진 예상되며, 그간 수출 증가를 주도하던 선박,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도 증가세둔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석유제품은 수출단가 상승, 신흥국 중심 수출 등으로 호조세를 유지하고 자동차 및 부품은 다른 업종 대비 수출환경은 양호하나,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반기계는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의 긴축, 수요 위축 등으로 증가세가 다소 꺾이고 석유화학도 글로벌 수요 정체로 시장 위축이 우려됐다. 반도체는 D램가격의 소폭 상승에도 불구, 선진국 수요 위축으로 수출확대가 제한적이고 선박은 공급과잉, 선박금융 위축 등으로 인도 지연 및 발주 감소가 예상됐다.디스플레이 역시 수급 불균형(중국 지속 투자)으로 단기간내 시황개선이 어렵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자동차 조선 석유호학 등은 수요 정체와 과당경쟁이 예상됐고 휴대폰, 텔레비젼 등 IT품목은 수출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주동력인 수출이 세계경기 둔화와 원화강세기조 등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면서 "보조동력이 내수는 수출둔화를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산업생산 활기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산업생산의 활기도 위축되는 모습니다.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은 작년 8월보다4.8% 늘어 2009년 7월 이래 2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전월보다는 1.9% 줄면서 7월(-0.3%)에 이어 두 달째 감소했다. 전월 대비 감소가 2개월 이상 나타난 것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2008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었다.


업종별로 뜯어보면 전월 대비로 자동차(-6.7%), 석유정제(-5.4%), 반도체ㆍ부품(-3.0%), 화학제품(-3.2%), 컴퓨터(-6.9%) 등 대표적인 수출제품군이 모두 부진했다. 영상음향통신도 0.5% 증가에 그쳤다. 수출업종과 제조업 쪽이 부진했음을 보여준다. 내수와 수출용 출하도 전월보다 각각 1.0%, 0.2% 줄면서 두 달째 동반 감소했다.


8월 경기지표를 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월과 같은 100.9이고,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전달과 같았다. 지난 5~7월에 나타난 3개월 연속 동반 상승세를 마감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10월 업황전망 BSI는 전월과 같은 86으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천개 제조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4분기 기업경기 BSI도 기준치(100) 이하인 94를 기록했다. 상의 BSI가 기준치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2분기(66) 이래 2년6개월 만이다. 특히 대기업 BSI는 3분기 126에서 4분기 94로, 수출기업은 115에서 99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 선진국 경기둔화 영향 가시화=한국개발연구원(KDI) 신석하 거시동향분석팀장은 "수출 쪽에 정식으로 나타나지않았지만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서비스 생산의 증가세가 유지돼 전반적 경기가 급락할 것 같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어느 정도 조정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세계경제 불안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수보다 제조업, 수출 쪽으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서비스업과 소매판매는 크게 위축되지 않아 세계경제의 불안이 소비심리를 통해 내수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효과는 당장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전체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부진한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 우려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앞으로 경기 흐름도 불확실성 큰 상황"이라며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추이를 면밀히 점거하는 한편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필요한 정책대응을 선제적으로 강구해야겠다"고 말했다.


최중경 장관은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긴장감은 갖되, 지나친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현장에서의 올바른 경제상황 인식과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잠재적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기회요인 발생시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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