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화학기업은 온실가스 문제의 공범이 아니라 해결사이다"
정유·화학업계 전문가들이 '석유화학=환경유해 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을 통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창출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역시 화학산업에서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각각의 기업들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배출되는 온실가스마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동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2011 세계화학의 해'를 기념해 열린 '세계화학 엑스포' 정책토론회에서 김동섭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 총괄(CTO)은 "과거 석탄 연료가 어느 순간 석유로 대체됐듯이 앞으로는 새롭고 다양한 에너지원을 이용하는 '멀티플 에너지(Multiple Energy)'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 '그린폴(GreenPol)'. 투명성과 차단성이 우수해 포장용 필름이나 식품포장재로 활용도가 높고 유해가스를 발생하지 않아 건축용 내장재나 가구의 완충재로도 사용할 수 있다.
김 사장은 "그린폴 제조 기술은 온실가스를 모아 격리시키는 기존 방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산화탄소 변형시켜 유용하게 사용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친환경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대표 기술로 꼽았다.
유진녕 LG화학 기술연구원장은 "배터리의 핵심인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핵 등 화학 소재의 차별화가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한다"며 "이 기술은 곧바로 풍력, 태양광발전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생산에 필수인 전력저장 관련 시장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원장은 이어 "화학기업들이 온실가스 관리 시스템이나 배출권거래제 도입 등 규제에 대한 대응전략도 마련해야 겠지만 이보다 더 적극적인 차원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의 기름값 논란이 정유·화학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한석유협회 이원철 산업정책본부장은 "공공재이자 필수소비재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휘발유 가격 인상에 대해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OECD 국가 평균과 비교할 때 낮은 편"이라며 "특히 지속적인 설비 투자로 황함량을 대폭 낮추는 등 품질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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