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상각처리···증권사 장부가액 대폭 낮춰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증권업계가 6개월여 동안 장기간 거래정지 상태인 중국고섬 주식의 가치를 떨어뜨려 손실로 처리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펀드에 담긴 중국고섬 주식을 대부분 상각처리하는가 하면 증권사들도 공정가치 평가를 통해 장부가액을 대폭 낮췄다. 이는 중국고섬의 거래정지가 길어지고, 자회사의 회계문제가 좀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손실로 반영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고섬 국내 상장의 대표주관사였던 KDB대우증권이 보유한 중국고섬 DR는 830만9314주(8.15%)로 581억6500여만원에 달한다. 한화증권도 349만7685주(3.43%), 244억8300여만원어치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주당 7000원에 중국고섬DR를 인수했다. 대우증권은 지난 6월 말 분기 결산에서 장부가액을 346억800만원으로 축소해 현재까지 총 235억5700여만원을 손실처리했다. 한화증권은 장부가액을 145억6700여만원으로 낮춰 99억1500여만원을 손실로 인식했다.
지난 23일 신영자산운용은 '신영더블플러스10증권투자신탁' 등 30개 혼합형펀드와 1개 주식형 펀드가 보유한 중국고섬 주식을 상각처리했다. 보유주식은 총 29만6358주, 평가금액은 12억3433만원 정도이며 신영자산운용은 이 가운데 97.5%를 상각처리했다. 이에 따라 평가금액은 244만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31개 펀드에 편입된 중국고섬 주식을 대거 상각한 것은 사내 리스크팀에서 시장성이 없는 자산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아이투신운용, 동양자산운용 등이 펀드가 보유한 중국고섬 주식에 대한 상각 처리를 진행했다. 펀드가 보유한 자산을 상각처리하면 그만큼 수익률을 까먹게 되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릫거래정지릮된 중국고섬의 자산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지난 3월 자회사의 회계상 문제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중국고섬은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상장폐지도, 거래 재개도 아닌 상태에 머물러 있다. 당초 이달 말이었던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보름 앞두고 다음 달 말까지로 재차 연기하면서 언제 결론이 날지 오리무중인 상태다.
자산운용업계의 경우 각각의 펀드에 들어가 있는 중국고섬의 비중이 높지 않아 상각처리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은 반면 KDB대우증권과 한화증권의 경우 금액이 커 한꺼번에 상각하기 보다는 분기별로 재평가를 통해 처리할 계획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중국고섬이 싱가포르거래소에 1, 2분기 재무결과 공시를 신속히 진행한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며 “향후 진행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추가적인 (상각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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