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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앨리슨 벙커' 일본 가스미가세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4초

3m 벙크 공포의 홀

[김맹녕의 골프기행] '앨리슨 벙커' 일본 가스미가세키 동코스 10번홀의 '앨리슨 벙커'에서 필자가 벙커 샷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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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스미가세키골프장의 '앨리슨 벙커'에서 혼쭐이 났다.

일본에서도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골프장이다. 36홀 규모로 1929년 10월 개장해 83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동경 교외의 한적한 시골 사이다마현 가와고세시 마을에 영국의 설계가 찰스 앨리슨이 만든 걸작이다.


앨리슨은 처음 불후의 명작을 만들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부지를 돌아다니며 고민했지만 워낙 평탄한 들판이어서 상징적인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만든 게 바로 동코스 10번홀(파3ㆍ156야드)다. 티잉그라운드 앞에 연못이 있고, 그린을 향해 아름드리 적송이 좌우 일렬종대로 늘어서 있다.

이 홀에 그의 이름을 딴 앨리슨 벙커가 있다. 작은 그린을 엄호하고 있는 4개의 벙커 중 그린 바로 앞의 벙커는 깊이가 3m나 된다. 턱이 높고 안쪽으로 감겨져 있어 일단 발목이 잡히면 쉽게 탈출할 수가 없는, 말 그대로 '공포의 홀'이다. '앨리슨 벙커'라 부르기 시작한 유래다.


필자도 이 벙커를 피하려고 한 클럽 크게 잡고 샷을 했으나 결국은 볼이 벙커로 직행하면서 세 번 만에 간신히 탈출에 성공했다. 허우적거리는 필자를 보고 아마도 앨리슨이 멀리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니 더욱 화가 났다.


하지만 아름답고, 완벽한 코스관리가 금세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페어웨이가 마치 그린 같아 아이언 샷을 하고 나면 미안할 정도다. 목재로 건축된 작고 아담한 클럽하우스와 잘 정비된 페어웨이, 흰색의 벙커, 사계절 피는 꽃나무와 이름 모를 야생화가 이 코스의 품위를 한층 높여주고 있는 셈이다.


1957년 월드컵대회가 개최되는 등 일본 남녀 프로골프대회와 아시아 아마추어골프대회 등 일본 내외의 골프대회가 수없이 개최됐다. 골프장 멤버로는 왕실 귀족과 거물정치가, 재벌, 사회 유명 인사들이 포함돼 멤버십 자체만으로도 명예와 신분을 상징하는 곳이다. 동경에서 이케부쿠로 북쪽으로 1시간 거리다. 멤버를 동반해야만 플레이할 수 있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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