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실내공간 인상적..알루미늄 차체로 성능 업그레이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비행기 일등석이 이런 기분일까.'
최근 시승한 뉴 아우디 A8L을 두고 하는 말이다. 뒷좌석의 등받이를 최대한 낮추고 발받이에 편안히 발은 얹은 다음 음악을 들으니 그야말로 비행기 일등석이 부럽지 않았다. 바로 옆에는 냉장고가 있어 시원한 음료도 원할 때 꺼내 먹을 수 있었다. 중앙에는 230V 전원 소켓도 있어 노트북을 비롯한 각종 전자기기도 작동할 수 있었다. 시간 가는줄 몰랐다.
아우디의 플래그십 모델인 A8L은 한층 길어진 실내공간을 구현하면서 승객의 편안함을 높이는데 신경을 썼다. 전장은 5267mm로, 일반 휠베이스 모델보다 130mm 길다. 휠베이스 역시 3122mm로 130mm 늘어났고 전폭은 1949mm로 이전과 동일하다.
톱클래스 비즈니스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뒷좌석 탑승객을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 수준으로 대우한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뒷문은 더욱 길어져 타고 내리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전동으로 조수석을 앞으로 밀고 발 받침대와 시트의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 중앙 콘솔부에 테이블을 비롯해 230V와 12V 전원 소켓이 제공돼 장시간 이동 중에도 노트북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디오 시스템도 수준급이다. 시동을 거니 차 앞쪽에서 뱅앤올룹슨 스피커가 불쑥 튀어나왔다. 특히 뒷좌석에도 별도의 최고급 엔터테인먼트 기기가 적용돼 있다. 운전석과 동반석 뒤쪽에 10.2" 평면 디스플레이가 각각 설치돼 있다. 이 디스플레이는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좌우 각각 다른 내용의 화면을 볼 수 있다.
A8L의 외관을 언뜻 보면 쿠페와 비슷하다. 그만큼 날렵한 인상을 준다.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오너가 운전석과 뒷좌석 모두에 어울릴 수 있도록 신경썼다.
오너 운전자도 배려했다. 각종 조작단추를 운전자 중심으로 잘 배열했다. 속도와 rpm을 보여주는 크고 둥근 계기판의 윤곽이 더욱 분명해졌다. 오일게이지는 한땀한땀 바느질한 것처럼 표시돼 있었는데 기존 다른 모델 보다 디자인 차별화에 크게 신경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트의 추력레버와 같은 형상을 한 신형 변속레버도 독특했다. 주행모드 선택에 사용하며 뉴 A8의 우아한 인테리어를 돋보이게 한다. 인체공학적으로 완벽하게 디자인된 이 레버는 변속기와 전자식으로 통신한다. 레버를 가볍게 당기면 변속이 시작되고, 그 뒤 중심 위치로 자동 복귀한다.
우아한 실내등도 기억에 남는다. 백색 LED는 실내를 신비로운 분위기로 밝히는데 일조했다.
엔진 성능도 강력하다. 소음이 적다고 엔진 성능까지 약한 것은 아니다. 4.2ℓ 가솔린 직분사 FSI 엔진은 최고출력 371마력, 최대토크 45.4kg.m, 정지상태에서100km/h까지 5.8초에 불과할 정도로 강력하다. 밟는 순간 차는 급격히 내달린다. 순식간에 올라가는 속도로 인해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다.
소음은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다. 차 무게를 줄이기 위해 철판대신 가벼운 알루미늄을 사용한 것도 차성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 차를 이용하는 고객이 대부분 골프를 친다는 점을 배려했기 때문인지 A8L의 트렁크 공간은 상당히 넓다. 냉장고 공간으로 트렁크 윗부분이 불쑥 튀어나오긴 했다. 트렁크를 닫을 때는 스위치를 간단히 누르면 된다.
이외에 적응형 크루즈컨트롤, 살짝 닫아도 저절로 굳게 닫히는 도어 등도 A8L에 포함됐다.
가격은 2억5430만원. 호사를 누리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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