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과 라운드, 레슨, 골프채 구입 모두 어려워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왼손잡이를 배려해 주세요."
구력 5년의 직장인 손태식(36)씨, 야구배트는 왼손으로 스윙하지만 골프채는 오른손잡이용을 사용한다. "어색하지만 처음부터 오른손잡이용 골프채로 배웠고, 이제 다시 바꾸는 일도 쉽지 않다"면서 "골프채를 구하는 문제보다 연습할 공간이 없다는 점이 더욱 아쉽다"고 했다.
최근 본지에서 <스타레슨>을 연재한 야구선수 양준혁도 왼손잡이였다. 일반 레슨과 다르게 오른쪽과 왼쪽을 뒤바꿔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왼손잡이 골퍼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었다. 일부 레슨프로들은 "골프는 왼손잡이가 오른손으로 치는 게 더 유리하다"는 조언도 한다. 연습과 라운드 모두 여러 가지 번거로움이 있고, 레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은 왼손잡이 비율이 4~5%에 지나지 않고 왼손잡이 골퍼는 더 적다. 과거 왼손잡이를 마치 '장애'로 여겨 어릴 때부터 오른손으로 쥐는 법을 억지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왼손잡이골퍼가 3만여명에 그치는 까닭이다. 수요가 한정적이다 보니 골프채 등 이들을 위한 배려도 턱없이 부족하다.
요즈음에는 그러나 왼손잡이골퍼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레프티골프클럽이라는 동호회는 회원수가 4000여명에 이르는 전국 조직으로 자리잡았다.
각 지열별로 매월 모임과 대회가 열리기도 하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 특히 왼손잡이들이 구매하기 힘든 용품들은 공동구매를 활용한다.
용품메이커들도 그러자 구색 갖추기를 서두르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메이커들은 이미 거의 모든 모델의 왼손잡이 골프채를 구비하고 있다.
강상범 핑골프 팀장은 "미국은 15%의 인구가 왼손잡이기 때문에 모델이 다양하고, 국내에도 모두 수입되고 있다"며 "특별한 스펙도 주문을 통해 곧바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일본 브랜드는 반면 주문 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투어스테이지와 PRGR, 젝시오 등은 현재 일부 모델에 한해 수입하고 있고, 주문 제작하면 다소 시간이 걸린다. 김혜영 던롭코리아 과장은 "왼손잡이 골프채의 매출이 급속도로 신장하고 있는 추이"라면서 "내년도 초도물량 역시 올해보다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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