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 1위 경쟁..1000억 매출 고지전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안철수연구소와 삼성그룹 계열사가 보안업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보안기업의 대명사인 전통의 안철수연구소와 삼성그룹 계열사인 시큐아이닷컴 간 한 판 대결이 벌어진 것이다. 두 회사는 우선 연간 매출액 1000억원 달성을 놓고 맞붙었다.
19일 보안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잇따른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정보보안 관련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정보보안 기업의 등장이 가시화됐다. 매출 정체를 딛고 올해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와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시큐아이닷컴이 1순위 후보들이다.
우선 지금까지 업계 2위로 분류되던 시큐아이닷컴은 2012년까지 1000억원 이상의 연간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 3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안창수 시큐아이닷컴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 800억원을 초과 달성하고, 내년에는 수출 비중을 더욱 늘려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200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삼성그룹의 비상장 계열사로 주로 방화벽 등 네트워크 정보보호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큐아이닷컴이 주력하고 있는 시스템 및 네트워크 정보보호 제품 분야는 국내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10.9%로 집계됐으며 세계 시장 전망 역시 오는 2016년에는 100억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컴퓨팅, IPTV 등 대규모 트래픽이 발생하는 서비스들이 발전하면서 대형 트래픽 처리가 가능한 네트워크 보안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차세대 방화벽 제품인 '시큐아이 엠에프2'를 내놓은 시큐아이닷컴은 국내 시장은 물론 일본, 동남아 등도 공략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지난해 100만 달러 수출탑 수상에 이어 올해 300만 달러 수출탑 수상을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 500만 달러, 2013년 1000만 달러, 2015년 5000만 달러로 해외 성과를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수출 전담팀과 해외 유지보수팀 등도 따로 꾸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2009년 694억원에 이어 지난해도 매출 697억원을 기록하며 성장 정체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은 업계 1위 안철수연구소도 올해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상반기만 매출액 433억원, 영업이익 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45.1%, 92.1% 증가한 수치다.
안철수연구소의 호실적을 주도한 것도 네트워크 보안사업이다. 통합보안장비 '트러스가드 UTM' 등 네트워크 보안사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 가까이 대폭 성장했다. 또한 안철수연구소는 상반기 최대 보안사업이자 국내 최초의 전국단위 망분리 프로젝트였던 우정사업본부 망분리 사업을 수주하면서 2000억원 규모의 공공 및 금융권 망분리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V3 백신도 국내 1위 보안제품으로 '캐시 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정보보안 기업들은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 매출이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철수연구소와 시큐아이닷컴 모두 올해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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