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그림로비 의혹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는 16일 부인 김모씨를 통해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인사청탁을 목적으로 고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건네고 미국체류중 국내 주정업체 3곳으로부터 현직 국세청 소비세과장을 통해 자문료 69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공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불구속 기소된 한 전 청장에게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2007년 당시 차장이던 한 전 청장이 굳이 인사청탁에 나설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학동마을을 구입한 경위 및 전달과정을 통해서도 뇌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경쟁자의 사퇴 시나리오를 들고 함께 만났다 진술한 전군표 전 청장의 부인 이모씨가 한 법정 진술은 남편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협조적이지 않았던 한 전 청장에게 증오심을 갖고 한 허위, 악의의 진술로 보여 믿기 어렵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주정업체로부터 자문료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이 주장하는 주종업체와 소비세과장, 한 전 청장 및 당시 국세청 대변인, 회계법인 등 관련자들의 관계에 대한 시나리오는 상대적 우월을 확보할 뿐 합리적 추론으로 보기 어렵다"며 공모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혐의 모두 사실상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 판단이 나온만큼 향후 검찰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보강수사가 관건에 올랐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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