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기대 낮추고 적립식 분할매수 해야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당분간 국내 증시도 불안정한 모습을 지속할 겁니다. 펀드투자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집무실에서 14일 기자와 만난 임태섭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대표는 단기적인 비관론을 펼치면서 냉정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견고하다고는 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구조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위축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임 대표는 급등락을 거듭하는 요즘같은 장세에 필요한 펀드투자자들의 세 가지 자세를 조언했다. 첫째는 목표 수익률을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임 대표는 "해외 투자자들과 국내 투자자들의 성향을 분석해보면 유독 국내 투자자들의 목표수익률이 과도하게 높다"며 "시장이 흔들리면 목표수익률을 잊기 십상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초기에 설정한 목표수익률을 되뇌이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장기 성장성에 베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기적인 변동은 있겠지만 성장 경제권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은 향후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며, 장기적으로 볼때 한국·브라질·중국·멕시코 등으로 자본 유입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적립식과 분할매수펀드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진입시점을 맞힐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다만 진입 시점을 여러번 나눠 분할 매수를 할 경우 한번에 투자하는 것보다 손실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운용사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는 현상에 대해 임 대표는 "그만큼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시장 환경이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하반기 펀드 상품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코리아주식형 펀드가 1년, 2년, 3년 수익률이 각각 12.18%, 40.26%, 58.83%에 달할 정도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을 기반으로 해서 보다 가시적인 경영실적을 보이겠다는 목표다.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펀드가 연초 후 1조5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빨아들인 게 자극제가 됐다.
임 대표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로 국제 유가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며 "에너지(원유)에 투자하는 원자재 펀드를 연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브라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한국 등 이머징마켓의 채권에 환율 개념을 접목한 펀드를 새롭게 내놓을 계획이다. 일본에서 시판해 반응이 좋았던 글로벌하이일드펀드의 월배당식 상품도 준비중이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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