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올 단풍은 시작은 지지부진하지만 색은 어느 때보다 고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올해 단풍이 평년(9월28일)보다 1~5일가량 늦은 10월 3일쯤 설악산에서 시작된다”고 16일 밝혔다. 설악산을 시작으로 단풍이 남쪽으로 내려가 중부지방에서는 10월 3~19일, 남부지방에서는 10월 13~30일부터 단풍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설악산(중부지방) 10월18일, 내장산(남부지방) 11월 7일쯤으로 예상된다.
산 전체 높이의 80% 정도 단풍이 드는 절정기는 작년보다 1~5일 정도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단풍 절정기는 첫 단풍 이후 보통 2주 뒤에 나타나는데 중부지방과 지리산에서 10월 중순 후반~하순쯤에, 남부지방에서는 10월 말~11월 상순쯤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10월 상순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나, 중순에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돼 절정이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단풍이 늦어지는 원인으로 9월 늦더위를 지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단풍 시작은 9월 상순 이후 기온변화에 따라 결정되는데 올해는 9월 중순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북쪽에서 내려오는 공기가 차지 않아 대륙이 충분히 식지 못했다“며 “9월 중순에도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단풍이 늦게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풍의 색은 어느 때보다 고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북한산은 10월28일, 청주의 속리산은 10월 27일쯤 단풍색이 절정을 보이고, 단풍의 명산으로 꼽히는 지리산은 10월23일, 내장산은 평년보다 4일 늦은 11월 7일쯤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정준석 과장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다음 달 상순과 중순에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상돼 색이 고운 단풍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09년에는 가뭄으로 단풍이 말라 단풍색이 실망스러웠지만 올해는 10월 하순 강수량이 조금 있을 것으로 예상돼 습도가 적당히 유지되면서 어느 해보다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단풍 행락객들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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