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인근 신도시와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 주차장 설치기준으로 양주옥정신도시의 분양이 대거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금난으로 인한 기반시설 설치 지연도 사업성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옥정지구 공동주택 부지를 산 민간 건설사 11곳 대부분이 착공을 늦추고 있다. 지구단위계획 및 교통영향평가에서 과도한 주차장 설치기준이 건축비 상승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기반시설이 갖춰질 때까지 분양을 미루겠다는 속내도 포함돼 있다.
◆법정 주차장 설치기준 대비 136%=양주옥정신도시는 지구단위계획 및 교통영향평가에서 법정 주차장 설치대수의 136%를 적용받아야 한다. 남양주 별내지구 100%, 판교 115%, 파주운정지구 114%, 고양삼송지구 87% 등과 비교할 때 상당한 차이다. 또 지상주차장도 2% 미만으로 계획돼 판교와 광교지역의 10%와 비교해 엄격한 기준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양주옥정지구는 경기 동북부권의 친환경 신도시로 조성될 예정"이라며 "지상에 차가 없고, 지하에 넉넉한 주차장을 위해 136%가 적용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근거가 모호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 27조 1항에 명시된 내용을 살펴보면 광역시 및 수도권내의 시지역의 경우 전용면적 85㎡당 1대로 돼 있다. A건설 관계자는 "판교나 광교처럼 소득 수준이 높은 곳도 주차대수가 양주옥정보다도 낮다며 친환경 신도시라는 이유로 교통영향평가가 나온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가뜩이나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주차장 기준으로 수익성이 낮아질 것을 우려 일부 업체는 계약을 해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양주옥정지구는 704만6000㎡에 주택 3만6544가구를 지어 인구 10만 명을 수용하게 된다. 이 가운데 2300여 가구의 물량을 공급하는 대우건설은 9월 분양에 들어가려 했으나 분양가 책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을 미루고 있다. 특히 옥정지구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데다 대형 업체이기에 대우건설의 진행상황에 건설업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3.3㎡당 1000만원 이하에 분양을 해야 하지만 원가가 800만원 이상이어서 업체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며 분양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기반시설 미비로 분양성 및 입주율 저하=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도 양주옥정지구의 분양을 늦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 LH는 자금난으로 택지조성 공사를 당초 올해 말에서 2013년 연말로 지연했다. 이에 따라 해당 교육청은 입주예정 가구수가 적을 것을 우려해 초등학교 신설을 불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5년 이후에나 초등학교 설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B업체 관계자는 "택지개발사업시행자가 제시한 청사진을 신뢰해 기반시설 등을 분양광고에 참고하는데 지연되거나 미뤄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택업체로 전가된다"며 "입주예정자들의 계약해지 요구와 과대 분양광고 등의 단체소송 제기 및 집단 민원으로 기업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양주 옥정지구 이전에 분양됐던 영종하늘도시와 청라지구에서는 입주예정자들이 도시기반시설 미비와 교통망 확충 지연 등에 따라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사업자 중심의 기반시설 부담이 공공재원으로 선회돼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LH처럼 자금난을 겪고 있는 곳이 사업시행자가 될 경우 기반시설 설치는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외곽도로 설치나 학교 등의 경우는 공공재원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금과 같은 상태로 나갈 경우 양주옥정 뿐만 아니라 신도시를 비롯해 뉴타운에서도 이런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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