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원자력발전소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안전성 향상에 향후 5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15일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중앙홀에서 열린 세계원자력협회(WNA)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소개하면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를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할 때 원자력 에너지는 여전히 가장 유력한 대안 에너지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후쿠시마 사고 직후 한수원은 신속하게 모든 원전에 대해 자체 안전 점검을 실시했을 뿐 아니라 그 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교육과학기술부 점검팀이 전 원전에 대해 특별 안전점검을 수행했다"고 소개하고 "그 결과 모든 원전이 지진이나 쓰나미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한국의 원전 규제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에서도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국의 대응이 신속하고 효과적이었으며, 한국 원전은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김 사장은 "한국은 이러한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심각한 자연재해에 대비해 안전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한 46개의 장ㆍ단기 계획을 수립했다"며 "이런 계획을 시행하기 위해 한수원은 향후 5년간 약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원자력산업계 협의체인 WNA는 전 세계 200여개 원자력산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고, 우리나라는 한수원을 포함, 9개사가 가입돼있다.
김 사장은 이에 앞서 8월 31일 대전에서 열린 '원전 안전 결의대회'에서 "오는 2020년까지 지난해 매출(총 5조 8296억 원)을 넘는 6조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원자로보다 20% 이상 경제성이 뛰어나고 원전 수명이 최대 80년에 이르는 원전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원전 안전성과 경쟁력을 대폭 높이기 위해 수출주력 노형인 'APR1400' 모델의 미국 미국원자력위원회 설계 인증과 유럽사업자요건 인증을 취득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해도 지진 규모와 관계없이 원전 구조물의 안전성을 확보토록 하는 면진(免震)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전원이 끊어져도 작동되는 수소제거 설비를 설치하고 PAFS(피동형 보조급수계통) 등 혁신적 안전성 강화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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