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시설, 놀이터를 친환경으로..LH 전국서 지원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과거 '주공'아파트는 얼핏 생각할 때 낡은 서민 아파트를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이런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다. LH가 적극적으로 친환경 생태 공간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어서다. 사실 LH의 친환경주택은 새 아파트에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은지 오래된 아파트나 아이들의 놀이터도 LH의 지원사업을 통해 친환경 생태 환경이 살아있는 곳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친환경 어린이 놀이터 리모델링 사업과 생태주거환경 만들기 사업이다. 친환경 어린이 놀이터 리모델링 사업은 LH가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시행중인 사업이다. 지금까지 총 16곳의 놀이터가 새로 꾸며졌으며 올해는 진주범골, 김제 요촌, 영등포 놀이터 등 세군데의 놀이터가 지원을 받았다. 각 놀이터마다 3억 5000만원을 들여 사업이 진행됐다. 예전에는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던 놀이터이건만 지금은 성인들이 술먹고 주사를 부리는 곳, 불량 청소년들의 집합장소가 됐다. 심지어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개조하는 곳도 생겼다. 놀이터에 아이가 놀고 있으면 안심할 수 없어 어머니들이 놀이터 주변에 꼭 있어야만 하는 살벌한 장소가 됐다.
게다가 유해성물질이 별 여과장치없이 그대로 쓰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였다. 한국환경공단이 지난 5월 조사한 결과 놀이터안의 기구들에 사용된 도료와 실리콘 마감재 등에서 유해물질이 포함됐는지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유해물질에 노출돼 있었다. LH의 사업은 이같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선구자적인 입장을 보인다. 공사중 유해성물질을 없애고 친환경 생태 요소를 도입한 것이다.
최근 사업을 완료한 진주 범골 어린이 놀이터의 경우 디자인 컨셉도 지역적 특색과 새로운 도시 공동체의 출발점으로 놀이터 상징체계를 구성했다.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주제로 한 생태놀이터, 창조와 창의를 주제로 한 문화예술 놀이터, 어린이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는데 힘을 쏟았다. 노숙자의 쉼터 정도로 여겨지던 서울 영등포구 중앙어린이공원도 탈바꿈했다.
연면적 3671㎡ 규모로 조성된 중앙어린이공원은 공원에 위치한 어린이집의 어린이들과 인근 노인들을 배려해 균열됐던 바닥을 평지로 만들고 바닥재를 푹신한 탄성매트로 교체했다. 또한 새롭게 설치된 소형 물놀이 시설과 모래놀이터는 인근 주민들에게 20년전 공원 자리에 있었던 수영장에 대한 추억과 생태 숲에 대한 그리움, 울타리 없는 공간에서 마음 놓고 뛰어 놀았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생태주거환경 만들기'는 LH가 노후화한 아파트 주거환경을 친환경적 생태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이고 주민 참여로 마을 공동체정신을 되살리도록 돕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5개 대상지구를 선정해 1억원씩을 지원해 사업을 진행한다. 지난 5월 주거환경 리모델링을 거쳐 거듭난 남양주시 진주동부아파트가 대표적인 예다. 이 아파트는 지은지 20년이 넘은 곳으로 아파트 시설은 물론 주민들 역시 데면데면한 관계였다. 그러나 생태아파트로 만들기 위한 주민참여형 사업을 진행하며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요즘 짓는 아파트에는 꼭 하나씩 있는 커뮤니티 시설도 유휴공간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이들이 살고 있는 공간에 녹색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아파트 입구에는 벽화가 그려졌고, 산책로와 '삼삼오오' 벤치 등 휴식공간도 정비됐다.
또 모든 사업의 전 단계에는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반드시 들어갔다. 최근 사업을 완료한 진주 범골 놀이터의 경우 LH는 수행단체인 YMCA와 함께 계획단계에서부터 주민참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친환경놀이터 건설을 위해 주민공청회, 주민참여 워크숍을 개최했다. 생태아파트 만들기 사업을 통해선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는데 그치지 않고 교류가 단절된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진행됐다. 이런 합심의 결과 사업 준공식에는 큰솥에 비빔밥을 만들어 나눠먹거나 주민이 참여하는 작은 음악회를 빠지지 않고 열리고 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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