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태양광주택 3만5000가구..4300t 이산화탄소 줄여
신재생에너지설비사업
판교봇들엔 연료전지도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지난해 LH가 냈던 평택소사벌지구 택지공급공고에는 일반적인 분양 관련 내용 외에 기존에 볼수 없었던 낯선 문구들이 포함됐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설비사업이 국제기후변화협약에 CDM사업으로 등록됐으니 이와 관련한 사항을 알아두라는 말이었다. 지구내에 짓는 단독주택마다 태양광발전설비와 태양열 급탕설비를 설치해야한다는 조건도 있었다.
LH의 신재생에너지사업이 조금씩 현실화에 다가서고 있다. 그동안 회사가 준비해온 친환경 에너지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 방식도 단순히 에너지를 절감하는 수동적인 태도에 머물지 않고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능동적인 시도가 앞서고 있다. 이번회에선 LH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통해 그들의 활동적인 녹색 전략을 살펴본다.
◇10년간 갈고닦은 솜씨 "본격 스타트!"
LH의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사실 통합이전인 주택공사 시절인 10여년전부터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 LH는 아파트 단지내 관리소, 노인정 등에 태양열, 지열 등의 신재생에너지설비를 일부 적용했고 이듬해에 광주화정지구 아파트에 실험용 태양열 시스템을 설치했다. 2005년 LH는 국내최초로 공동주택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으며 2009년에는 공동주택에 태양열로 뜨거운 목욕물을 만드는 급탕시스템을 적용했다.
2009년 추진한 태양열 시스템 시범사업은 오산누읍 지구에 설치돼 현재 운영중이다. 태양열을 이용해 온수를 생산하니 9개월간 총 46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현재 LH에서 건설한 태양광 공동주택은 57개지구 약 3만5000가구에 달한다. 태양광발전으로 절약한 전기요금만 약 18억원이다. 친환경적인 효과도 있다. 석유 등 화석에너지를 덜 사용하게 되니 연간 약 43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수 있었다. 이는 36만그루의 소나무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다. 지난해부터는 땅속의 열을 이용해 냉ㆍ난방을 하는 지열시스템을 가동했다. 지열시스템 시범사업은 용인서천에 위치한 663가구의 국민임대주택에 적용됐다. 약 650kW의 용량으로 설치돼 세대 급탕 및 부대시설의 냉ㆍ난방에 이용되며 가구당 매월 약 6000원~7000원 가량의 관리비를 덜내도 된다.
◇신재생에너지는 미래다
이렇듯 LH의 그린홈 구축 사업은 늘 남들보다 빠르게 기술을 연구하고 실제생활에서 실현해 왔다. 때문에 LH의 친환경 주택사업을 말할 때 '국내 최초, 세계 최초'라는 단어가 자주 따라다닌다.
LH는 지난 2009년 2월 택지개발지구로는 '세계최초'로 평택소사벌지구에서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을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엔 UN기후변화협약(UNFCCC)에 사업 등록을 완료했다. UNFCCC에 등록된 사업은 청정개발체제(CDM)사업으로 인정받는다. 따라서 평택 소사벌지구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의해 이산화탄소를 줄이면 그만큼 탄소배출량을 얻을 수 있게돼 다른 국가 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올 4월에는 성남판교 봇들마을 국민임대 아파트에 '국내 최초'로 중앙공급 방식 연료전지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임대주택단지에 태양광 설비를 짓고 이를 CDM 사업으로 연결한다는 발상은 정부와 LH가 함께 구상했다. 정부와 LH의 예산으로 전국 36개 지구(2만2096세대) 국민임대주택에 설치된 총 2876㎾ 태양광 발전설비사업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그 실적을 UNFCCC(UN기후변화협약)에 등록한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물론이고 전기료 절감을 통해 저소득층의 주거비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판교봇들마을 임대 주택에 적용될 연료전지는 앞으로 국민 임대주택에 두루 쓰일 수 있게 하기 위한 시범사업이다. 연료전지 방식은 LH가 오랜 연구끝에 개발한 공동주택용 시스템이다. 연료전지의 원리는 도시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계 탄화수소(프로판)에서 뽑은 수소를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와 열, 그리고 물로 변환하는 것이다. 전기와 열라는 두 에너지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판교봇들 임대주택에는 총 27kw(1kw×27대)가 설치된다. 종합효율 82% 이상으로 고효율인데다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40%에 달한다.
연료전지방식은 일본 및 유럽등지에서는 이미 퍼져 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주택용 에너지 시스템으로 많은 보급이 예상된다. LH의 연료전지 시범사업이 성공하면 가구당 연간 약 3만원 정도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연간 2만7000t의 화석연료를 절감해 소나무 4000그루를 심는 효과인 52t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LH는 이외에도 소형풍력이나 작은 규모의 수력 에너지, 건물 일체형 태양광 모듈을 건축물 외장재로 사용하는 태양광 BIPV 시스템, 발코니에 부착하는 태양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시범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똑똑한 전자두뇌가 완성도 높여
한편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똑똑한 두뇌를 만남으로써 더욱 완성도를 높이게 된다. LH가 연구중인 '스마트 그리드'라는 전자 제어 시스템이 그 두뇌역할을 한다. 스마트그리드란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이다.
스마트그리드가 결합한 그린홈 구축은 집 안팎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한 예로 LH는 미래의 전기자동차 시대를 앞두고 사전 연구를 진행중이다. 공동주택의 지하주차장에선 앞으로 전기자동차가 일반 차를 대신해 주차할 것이다. 이를 대비해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충전을 위한 시설과 충전시간, 사용방법 및 사용요금 등을 스마트그리드시스템과 연동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집 안에서 모니터를 통해 전기차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 그리드를 활용하면 독거노인이 구급차를 부르거나 고령자 돌봄 서비스, 학생 등하교 정보 파악 등 주택과 관련한 무궁무진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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