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5일 최근 불거지고 있는 서유럽 경제위기에 대해 "실물경제 부진에 따른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2008년 처럼 급격한 위기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 지(誌) 주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최근 불확실성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경기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가 부진을 지속한데 기인한 것"이라며 "실물경제는 국가별 처한 상황이 달라 강력한 국제공조를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주요 국가 경제상황에 대해 "남유럽 국가의 재정정책에 크게 의존한 결과 금리, 환율 등 가격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며 "미국도 재정정책, 금융정책이 여의치 않고 달러화 평가절하도 각 국 이해관계로 단기 조정이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2008년 위기타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중국에 대해서도 자국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정책을 실시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의 위기타개 능력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한국 외환보유고는 3100억 달러 수준에 달하고 50%대에 달하던 단기외채 비중도 30%대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120%를 넘었던 은행 예대율도 100% 보다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를 웃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취약 부문인 가계부채 문제는 추가 대책을 강구해서라도 반드시 안정적인 수준으로 연착륙시킬 것"이라며 "저축은행 문제도 하반기 부실업체 구조조정을 추진해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 가능성을 차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한국 금융산업 발전과 향후 금융정책 방향'을 주제로 열린 가운데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금융당국 관계자와 주한 외국인 대사, 외국계 회사 최고경영자(CEO)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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