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김흥순 기자]최동원의 마지막 직장은 한화였다. 2004년 10월 투수코치로 임명됐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기를 노리던 조성민의 재기를 도왔다. 루키였던 류현진의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기도 했다. 빼어난 지도력에 2006년 11월 최동원은 김인식 감독의 추천을 받고 2군 감독으로 승격됐다.
야구계와 멀어진 듯 보였던 최동원이 제자들을 양성할 수 있었던 건 이광환 서울대 야구부 감독의 숨은 노력 덕이다. 2001년부터 2002년까지 한화 감독직을 수행한 그는 올곧은 성격으로 사실상 야구계와 등진 후배를 가장 먼저 야구장으로 불러들였다. 2000년 11월 코칭스태프를 개편하며 투수코치로 최동원을 임명했다. 연예계를 겉돌던 최동원은 그제야 자신이 바라던 일에 발을 담글 수 있었다.
그토록 아꼈던 후배의 죽음. 10년 선배인 이광환 감독은 비보에 크게 안타까워했다. 14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장효조와 더불어 아직 할 일이 많은 후배인데”라며 “먼저 떠나게 돼 선배로서 부끄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최동원이 한국야구에 남긴 업적을 높게 평가했다. 이 전 감독은 “선동열과 함께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투수”라며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거두며 롯데에 창단 첫 우승을 안겼을 만큼 팀을 위해 헌신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팀을 위해 헌신하는 프로선수의 표상이라 생각한다. 후배들도 그를 본받아 돈보다는 가치와 철학을 지닌 프로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최동원의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치러진다. 장지는 경기도 자유로 청아공원이며 유족으로는 부인 신현주 씨와 군 복무 중인 아들 기호 씨가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김흥순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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