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S&P500 대형주 상관계수 0.81..블랙먼데이 0.88 이후 가장 높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미국 대형주의 쏠림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 대형주 주가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심화되면서 주가 급등락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국 대형주들 간의 상관계수가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높아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250개 대형 종목의 상관계수가 0.81을 기록했다고 JP모건은 설명했다. 대형주들이 81%의 확률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는 블랙먼데이가 있었던 1987년 10월 0.8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리먼브러더스 붕괴나 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S&P500 대형주 상관계수는 0.70 수준까지만 올랐다. S&P500 대형주 상관관계수의 역사적인 평균치는 0.30 정도다.
대형주 상관계수가 높은만큼 블랙먼데이 때처럼 주가 급락이 재연될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딘 커넛 사장은 "극도로 높은 상관관계는 주식이 대량으로 거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높은 대형주 상관관계가 얼마나 오래도록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나 일본 대지진 때에는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가 이내 하락한 바 있다.
JP모건의 마르코 코라노비치 파생 전략 대표는 이번 급등과 관련해 "이는 일시적인 이상 현상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상관계수의 이상 움직임에 반응하는 알고리즘 매매 등이 이뤄지면서 상관계수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관계수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높아진만큼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에도 상관계수는 몇 달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1988년 3월에서야 평균적인 수준으로 되돌아간 바 있다.
골드만삭스 파생 전략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동안 대형주 간의 높은 상관관계가가 유지되다가 10월 3분기 실적시즌에 진입해서야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이 발표되면 투자자들이 다시 개별 기업 펀더멘털에 주목하면서 주가도 종목별로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커넛 사장은 "위험부담이 커졌을 때 많은 트레이더들은 강제로 그들의 포지션을 줄여야만 한다"며 "이는 상관관계를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회사 규정상 거래를 줄일 수 밖에 없는 트레이더들이 늘어나면서 프로그램 매매의 비중이 높아질 수 있고 결국 대형주 대량매매가 빈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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