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8일 밤 추석맞이 특별기획 '대통령과의 대화'에 참석해 주요 정책현안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의견을 피력하면서도 일상생활과 관련돼서는 소탈한 면모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밤 9시35분 청와대 경내 상춘재 앞뜰에 전기 카트를 타고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낮에 행사를 마치고 청와대로 들어오면서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괜찮아 다행이다. 달도 떴다"며 방송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방송 첫머리에서 '추석에 집안일을 거드느냐'는 질문에 "도움을 많이 주고, 비교적 애교가 있는 편"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많은 남성이 추석과 같은 명절에 좀 일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손자 손녀들하고 시간을 좀 가지려고 한다"면서 "나도 쉬려고 한다. 못다 읽은 책이 있어서 마저 읽어야 할 것 같다"고 추석 연휴 계획을 전했다.
사회자가 경제현안에 대한 질문이 집중되자 분위기 전환을 위해 "처음부터 너무 딱딱한 질문을 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추석맞이를 해서 푸근한 질문이 있나 했더니"라고 농담으로 받아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잠실야구장에서 나눈 김윤옥 여사와의 공개키스가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젊은 사람들은 자기들은 키스하면서 나는 하면 안되느냐"며 수줍게 웃었다.
이 대통령은 '딱 하루만 다른 직업을 갖는다면'이라는 일반 국민의 질문에 "초등학교 1, 2학년짜리 손자·손녀가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날 좌담회 무대 앞에는 김 여사가 자리를 잡고 묵묵히 응원을 했으며,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김두우 홍보수석, 김효재 정무수석, 이동관 언론특보 등이 배석했다.
청와대측은 이번 좌담회를 앞두고 질문서를 요청하지 않고, 예상 가능한 모든 질문에 대해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도 '질문에 관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며 "당일 오전에는 방송인 송지헌씨를 초빙해 실전과 같은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패널들의 질문이 국민들의 관심사와 동떨어지거나 개인적인 관심사에 치중되는 등 진행상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패널들의 질문이 대통령의 대답보다 길거나,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질문도 찾아보기 힘들어서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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