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래갖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제대로 하겠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5초

인천시-2014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갈등 심각

"이래갖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제대로 하겠어?"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조감도
AD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 최근 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직원들은 이연택 조직위원장의 느닷없는 지시에 놀랐다. 인천시가 이미 올 초 선수촌을 따로 짓지 않고 구월동 보금자리 주택 활용 방침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아파트를 지어서 선수촌으로 사용하고 수익을 내자"는 지시를 받은 것이다. "부동산 경기 악화, 절대 공기 부족 등으로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올리자 "비어 있는 오피스텔을 빌려서 선수촌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 와라"는 지시가 또 내려왔다. 전직 조직위 관계자는 "다 정해놓은 일에 30년 전 얘기를 하면서 뒷북을 쳐 어이가 없었다"며 "직원들이 이제는 일할 의욕도 잃은 상태"라고 전했다.


#2. 얼마 전 한 공중파 방송사 관계자와 만난 인천 지역 인사는 "인천시가 아시안게임 하는 거 맞나"는 핀잔을 들었다. 대회 흥행 등을 위해선 방송사 쪽과 중개권료 등 사전 협의가 필수인데, 조직위원회 쪽에서 여태까지 아무런 움직임이나 접촉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대회가 3년 밖에 안 남았는데, 조직위가 하는 일이 전혀 없고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3년 앞두고 준비 주체인 조직위원회가 파행 운영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 출신인 이연택 위원장과 주요 간부들이 인천시에서 파견된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인천시와 조직위는 지난 2007년 출범 직후 끊임없는 신경전을 벌이며 갈등을 빚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고 및 공무원 파견 등 인사와 관련된 실갱이다. 인천시는 조직위 출범 후 매달 열리는 간부회의에 참석해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하라고 했지만 조직위는 "우리는 시 산하 기관이 아니다"며 거부했다. 이러자 인천시는 정부 승인도 없이 사무차장 직제를 만들고 시 공무원을 파견해 조직위를 통제ㆍ감시하고 의사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조직위는 국제담당 사무차장이라는 직위를 만들어 이 위원장의 측근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맞불을 지폈다. 또 조직위는 인천시 측에 "시가 보낸 조직위 직원 중 일부의 자격이 의심된다, 나이 많고 외국어를 못하는 공무원은 보내지 마라"는 취지의 모욕적인 공문을 보냈다. 사실상 인천시 공무원의 인사권자인 시장에게 조직위에 공무원을 파견할 때는 조직위원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통보한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오는 10월 임기 만료되는 이연택 조직위원장의 연임을 둘러싸고 양 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인천시는 자체 수입을 포함해 조직위 예산의 70%를 대고 156명의 인력 중 110명을 파견하는 만큼 인천시가 주도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위원장 교체 또는 송영길 인천시장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가야 한다며 여론 몰이에 나섰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회가 어떻게 진행되던 간에 인천시가 모든 것을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앙 정부가 '인천은 부자 동네'라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시가 책임지고 주도적으로 대회를 준비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위원장 쪽은 "수익 창출을 통해 흑자 대회를 만들겠다"는 카드를 정부 쪽에 제시하며 연임을 노리고 있다. 실제 이 위원장은 최근 지역 언론사 등을 잇따라 방문해 '협조'를 부탁했으며, 학맥ㆍ지연 등을 동원해 중앙 정부에 치열한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조직위 측은 "우리는 문화관광체육부 산하의 특수법인체로 중앙이 주도하는 구조가 맞다"며 인천시장의 공동위원장 체제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러는 새 대회 준비는 지지부진하다. 선수촌으로 쓸 구월 보금자리 주택 공사는 시작됐지만 정작 선수촌으로 활용하기 위한 부대시설 설치는 인천시와 조직위간 이견으로 계획조차 세우지 못했다. 특히 대회 준비 전반에 있어 인천시ㆍ조직위간 유기적 협조 체제없이 따로 놀면서 예산ㆍ인력이 이중으로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성과없이 헛밧퀴만 돌고 있다. 한편 조직위가 지난 3년간 쓴 돈은 500여 억 원에 달하며, 앞으로 5000억 원 가량을 더 쓸 수 있다.


[인천AG조직위 관련 반론 보도문]
본지는 지난 9월 9일 '인천시·조직위 아시안게임 입씨름 3년' 및 9월 20일 '인천AG조직위 호화청사 논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2014인천아시아경기조직위가 방송 중계권 협의도 미진한 채 인천시와 갈등으로 행사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으며, 호화청사 이전 등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인천AG조직위는 "주요 방송사와 양해각서를 맺고 방송사 파견 직원을 포함한 실무TF를 구성하는 등 중계권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으며, 조직위 예산 중 인천시 부담금은 26.3%에 지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조직위는 "청사 이전은 2013년 전국체전으로 인해 기존 청사를 비워야 했기 때문에 불기피하게 이전했고, 위원장 집무실 면적은 정부청사 기준에 따른 것이며, 청사 관리비가 35배 비싼 것이 아니라 부족한 사무공간 확보를 위해 임대면적을 넓히면서 관리비가 2.6배 증가한 것이다"고 알려왔습니다.
한편, 이연택 조직위 위원장은 "국제담당 사무차장은 외교부 추천을 받아 정식절차에 따라 임명했으며, 업무시간 중 집무실 내 헬스장을 이용하거나 샤워실을 이용한 적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위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심리 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