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정치권을 들썩였던 '안철수 돌풍'은 안 교수가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한 단10분 만에 막을 내렸다. 6일 오후 4시 정각 세종문화회관 수피아홀에 등장한 안 교수는 200여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여 기자회견장에 입장했다. 미리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을 펼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운을 뗀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표정은 담담했다.
단일후보로 결정된 박원순 변호사는 기자회견석에 앉는 대신 기자들과 섞여 서서 안 교수를 조용히 지켜봤다. 전날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서울로 온 박 변호사는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이었다. 안 교수가 "(박 변호사는)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하면서 시민사회 운동의 새로운 꽃을 피운 분으로 서울시장으로서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아름답고 힘 있는 분으로 생각한다"며 박 변호사와 눈을 마주치자 미소로 답하기도 했다.
5분간의 짧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안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박 변호사를 끌어안았다. 그의 동지 박경철 원장은 옆에서 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안 교수는 박 원장도 힘껏 끌어안았다. 박 원장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연신 훔쳤다. 왜 우냐는 질문에 그는 기자에게 "예쁘잖아요"라고 했다.
4시 10분. 기자회견장을 떠나는 안 교수의 뒤를 기자들이 쫓았다. 그는 불출마 결심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에 대해 "내가 언제 출마한다고 했냐"고 웃으며 대답하다가 "자격있는 분이 출마 의지가 강해서 저는 원래 정치하던 사람이 아니라서 본업으로 돌아가겠다"라고 했다. 서울시장에서 선거에서의 역할을 할 것이냐 대해 묻자 "선거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기자회견 직전 박 변호사와 단일화 협상 자리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가 곧이어 빠져나왔다. 그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이끄는 서울시장 야권 통합후보 경선에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고민중이다. 뜻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해야지요"라고 답했다. 민주당 입당 여부에 관해선 "조만간 밝히겠다. 어제밤에 산에서 내려와 입장정리가 안됐다"고 말했다. 안 교수에 대해선 "오래 갖고 있는 생각과 삶의 원칙을 말로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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