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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빌미 제공한 '놀부 제약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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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매출액 대비 R&D(연구개발) 투자율 1.4%, 한 해 기부금 총액 70만원. '벌 줄만 알고 쓸 줄 모르는' 일부 제약사들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의 무차별적 약가인하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불만도 나온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액 상위 20개 제약사 중 절반에 달하는 9개 업체가 상장제조사 평균보다 낮은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가인하 빌미 제공한 '놀부 제약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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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상장제조사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율은 평균 4.88%다. 제약사는 업종 특성상 R&D 투자율이 높은 게 정상이지만, 전체 평균에 미달하는 업체는 광동제약제일약품동국제약삼진제약동화약품ㆍ태평양제약ㆍ한독약품대원제약신풍제약 등 9곳에 달했다.

이 중 광동제약은 한 해 R&D 투자율이 1.4%에 불과해, 기존 회계기준(K-IFRS)을 적용한 제조법인 379곳 평균 1.58%마저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제약사들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10.97%에 달해 151개 대기업 상반기 평균 7.3%를 크게 웃돌았다. 10%가 넘는 영업이익률로 '짭짤한 장사'를 하고도 평균치보다 낮은 R&D 투자율을 보인 회사는 광동제약(영업이익률 13.7%, R&D 투자율 1.4%), 동국제약(16.7%, 3.9%), 삼진제약(19.9%, 3.9%), 동화약품(16.5%, 4.0%), 대원제약(14.0%, 4.7%), 신풍제약(19.3%, 4.8%) 등 6개 업체였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최근 복제약 등의 가격을 일괄적으로 인하하는 대책을 발표하며 "제약사들이 높은 영업이익을 내면서 R&D 투자에 소극적이다"는 이유를 댔다. 이는 이익금을 리베이트에 사용한다는 뜻이므로 약가를 깎을 이유가 충분하다는 논리로 연결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굴지의 다국적제약사에 버금가는 바율로 R&D에 매진하는 제약사까지 약가인하 피해를 본 데는 일부 게으른 제약사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높은 영업이익률에도 불구하고 '기부금' 지출에 인색한 제약사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평양제약은 한 해 기부금이 70만원에 불과해 매출액 대비 0.0009%의 기부율을 기록했다. 동화약품도 600만원을 써 0.004%, 대원제약은 1100만원으로 0.015%에 불과했다.


전경련이 발표한 2009년 국내 기업의 평균 기부율은 0.23%다.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으면서 0.23% 이하로 기부하는 제약사는 20곳 중 삼진제약ㆍ신풍제약ㆍ종근당ㆍ동화약품ㆍ일동제약ㆍ대원제약ㆍ광동제약ㆍ대웅제약 등 8곳이었다.


약가인하 빌미 제공한 '놀부 제약사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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