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스마트 가상스토어’ 체험해 봤더니
도대체 ‘스마트 가상스토어’가 뭐야? 지난 8월 25일 홈플러스가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 스마트 가상스토어 1호점을 열었다. 세계 최초란다. 언제 어디서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듯 직접 상품을 둘러보며 스마트폰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데…. 호기심이 발동했다. 백문이불여일견. 현장으로 출동해 직접 이용해보기로 했다.
선릉역 개찰구 앞. 역사 7개 기둥에 마트 매장의 진열대를 그대로 옮겨온 듯 상품의 실물크기 사진이 부착돼 있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진짜 대형할인 마트에 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라면, 커피믹스, 우유, 볼펜, 마우스, 분유, 기저귀, 배낭, 장난감 블록에 애완용품 등…. 와, 종류도 정말 다양했다.
식품, 사무용품, 레저용품, 유아용품 등 이곳 가상스토어에서는 470여 제품을 살 수 있다. 상품 가격은 홈플러스 매장과 동일하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진행되는 할인 또는 증정행사 혜택도 동일하게 제공받을 수 있단다.
가상스토어는 홈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시킨 뒤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상품의 바코드나 QR코드(격자무늬 바코드)를 찍어 주문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집으로 물건을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그럼, 가상스토어 쇼핑 고객이 한 번 돼 볼까. 자세한 활용법은 홈플러스 정보서비스&OM본부 조현재 과장에게 도움을 받았다.
클릭 몇 번으로 쇼핑 시간·비용 절약
‘홈플러스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다→홈플러스 스마트앱의 QR코드·바코드 카메라를 가동한다→구매할 상품의 QR코드·바코드를 스캔한다→선택한 상품을 모바일 장바구니에 담는다→상품 선택이 끝나면 구매 버튼을 누른다→원하는 시간대, 장소에서 상품을 받아본다’
전면이 빨간색으로 된 기둥을 보니 가상스토어 이용 방법에 대해 잘 나와 있었다. 그대로 따라해 봤다. 기자의 스마트폰은 갤럭시S2. 혹시 기종에 제한이 있는 건 아닌가 싶었다. 조 과장은 “갤럭시S와 아이폰, LG옵티머스 등 요즘 출시된 스마트폰이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안드로이드마켓에서 홈플러스앱을 내려 받아 실행시켰다.
오른쪽 상단에 있는 QR코드 버튼을 클릭해 QR코드·바코드 카메라를 켰다. 무엇을 살까. 취재를 간 날이 마감 하루 전이라 ‘마감 전투’를 치르기 위한 사전 준비를 하는 게 좋을 듯 싶었다. 그래서 피로 해소를 위한 비타민C 보충용 ‘레모나’, 시간 절약 차원에서 간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컵라면 ‘육개장 사발면’, 밤이 되면 몰려오는 잠을 쫓을 간식으로 ‘포카칩’과 ‘콜드 오렌지 주스’. 그리고 문방구 갈 시간조차 없을 만큼 바빠서 사지 못했던 볼펜도 추가했다.
카메라가 작동되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레모나 제품 밑의 QR코드에 갖다 댔다. “띠링” 소리를 내며 스캔이 됐다. 화면에 상품명과 가격이 떠서 확인할 수 있다. 장바구니 항목을 클릭해 담았다. 육개장 사발면과 포카칩·오렌지주스까지 같은 과정을 거쳐 차례로 장바구니행. 어머나! 볼펜의 QR코드에 스마트폰을 대려는데 실수로 옆의 다른 상품이 찍혔다.
조 과장은 “‘코드검색상품’ 항목을 클릭해 들어가면 QR코드를 찍었던 상품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또는 마음이 바뀌어 아까 고른 상품을 사지 않기로 했다면 해당 상품을 지정해 삭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쇼핑을 마친 후의 상품 총 합계 금액은 1만2320원.
배송 접수는 어떻게 할까. 장바구니 항목으로 들어가 ‘전체상품’에서 옵션을 클릭, 배송 희망일·지역·시간 등을 검색 및 설정할 수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총 10가지의 배송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다. 오후 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장바구니에 담을 때까지 상품이 있었다가도 배송 당일 그 상품이 품절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지 않은가. 상품 대체 여부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고 조 과장은 말했다. 예를 들면, 앱 화면에서 메모란에 ‘2리터 콜드 오렌지 주스를 같은 용량의 ‘썬키스트’ 주스로 구입하겠다‘고 남기면 대체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식이다.
배송비는 일반적으로 결제 금액이 3만원 미만 시 4000원. 3만원 이상은 배송 시간대에 따라 차등을 뒀다. 기자가 부담할 배송비는 4000원인데 요즘 구매 금액에 상관없이 일괄 배송비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1000원으로 할인됐다.
직접 가상스토어 쇼핑을 체험해 본 결과, 카메라로 스캔하고 클릭 몇 번 하니, 단 몇 분 만에 필요한 상품들을 모두 살 수 있었다. 직접 마트를 방문해 발품 팔아가며 카트에 물건을 담는 시간만 생각해도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객이 있는 쪽으로 마트가 찾아간다
삼성 방면 승강장 스크린도어에도 가상스토어가 설치돼 있었다. 6기로 구성된 이곳에는 ▲직장인을 위한 간편식 등으로 구성된 ‘굿(Good)’ 시리즈 ▲홈플러스에서만 취급하는 테스코 직수입 상품 및 온라인 고객들이 많이 찾는 베스트 100 상품 및 유아용품 등으로 구성된 ‘해피(Happy)’ 시리즈 ▲사무용품 및 주말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상품, 어린이 완구 등으로 구성된 ‘투게더(Together)’ 시리즈 등 총 3개의 시리즈와 11가지 세부 테마로 이뤄져 있다.
주목되는 건, 선릉역 스마트 가상스토어뿐 아니라 상품 바코드만 있으면 홈플러스 스마트앱으로 언제 어디서든 진화된 쇼핑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홈플러스는 자체 인터넷 쇼핑몰인 ‘프레시몰’에서 판매하는 3만5000여 종의 상품을 24시간 스마트폰으로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선릉역 스마트 가상스토어도 이 시스템을 활용한 일종의 전시 매장인 셈이다.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은 “고객이 매장을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고객을 찾아가야 한다는 ‘고객 중심’의 사고를 통해 4세대 유통점 ‘홈플러스 스마트 가상스토어’가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앞으로 버스정류장, 학교 등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를 중심으로 스마트 가상스토어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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