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는 지난 역사가 됐다. 그러나 그와 애플이 선보인 혁신 성공기는 전 세계 기업들에게 혁신의 중요함을 일깨워줬다. 3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선 미래의 잡스를 찾을 수 있다.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등이 주관한 이 행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혁신적이라는 중소기업들이 일 합 승부를 내기 위해 모인 자리다.
여의시스템은 진동이나 충격, 고온에도 견딜 수 있는 산업용 컴퓨터를 들고 나왔다. 각종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컴퓨터에는 작업 관련 정보가 들어있는 만큼 안전이 필수다. 여의시스템은 자체적으로 방폭.방수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이미 특허 3개를 출원했고 추가 출원도 준비 중이다. 이에 힘입어 이 회사는 기술혁신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강평욱 여의시스템 이사는 "우리 제품의 성능을 알리는 것은 물론, 무엇이 부족한지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며 "행사 첫날이라 그런지 오전부터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생산장비 전문업체 화인테크놀로지는 혁신을 통해 비용 절감을 꾀한 경우다. 이 회사는 초박막 기판 제조용 쿠퍼 캐리어(Copper Carrier)필름을 개발해 화학폐기물 배출량을 기존 대비 30% 가까이 줄였다. 동시에 생산성은 2배로 늘어났다. 관람 차 부스를 찾았다는 김진영(경기 안산.45)씨는 "비용을 줄이면서도 효율은 높였다니 놀랍다. 혁신이란 게 이런거구나 싶다"고 말했다. 이날 서영옥 화인테크놀로지 대표는 유공자 부문에서 동탑산업 훈장을 받았다.
마미로봇은 자체 개발한 로봇청소기를 들고 나와 주부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마미로봇의 제품은 먼지 제거 기능만 있던 기존 청소기에 물걸레 기능을 추가해 청소 성능을 강화했다. 주부 한명옥(서울 잠실.32)씨는 "로봇청소기 구입을 망설였는데 직접 보니 성능이 좋은 것 같다"며 청소기를 이리저리 움직여 봤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해 일반 관람객과의 접점을 넓힌 게 특징이다. 이날 오후에는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씨가 출연, '금난새 오케스트라 음악회'를 선보였다. 또 2일째에는 가수 김태원씨가 진행하는 '멘토링', 3일째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숨겨진 끼를 발산하는 '스타킹' 등의 행사가 대기 중이다.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교 학생들이 실력을 뽐낸 각종 창작 로봇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는 로봇 제어부 설계 제작 과정을 직접 시연해 보였고,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든 로봇들로 부스를 꾸렸다.
중기청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한 데 모여 각자의 기술을 공유하고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혁신을 함께 도모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제12회를 맞는 혁신대전은 오는 9월2일까지 '창조적 기술! 창의적 인재!'라는 주제로 서울 코엑스 3층에서 열린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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