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삼성전자가 LG전자의 롱텀에볼루션(LTE) 단말기에 들어가는 칩셋을 만든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의 반도체 공장에서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4세대 이통통신(4G) LTE 모뎀 칩을 위탁 생산(파운드리)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위탁 생산을 맡은 칩은 지난 2008년 LG전자가 개발한 LTE 단말기의 핵심 부품으로 그동안 대만의 반도체 업체가 생산해왔다. LG전자는 지리적 이점과 수율 등을 고려해 위탁생산처를 삼성전자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LTE 칩은 통신 신호를 받아 데이터를 처리하는 4G 단말기의 부품이다. 최고 다운로드 속도가 100Mbps, 업로드 속도가 50Mbps에 달해 휴대폰을 포함한 LTE 단말기에서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가능케 한다. 이 칩을 탑재한 LG전자의 LTE 스마트폰은 이르면 내달 중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반도체 파운드리를 시작해 현재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통신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등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와는 국내 전자 업계 라이벌인 탓에 부품 공급 협력 등의 관계가 거의 없었다. 때문에 이번 위탁생산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999년 LG반도체를 현대전자산업(현 하이닉스) 매각한 뒤 스마트폰 칩셋을 대만 업체에 위탁생산하거나 퀄컴 등에서 공급받고 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통해서라도 국내에서 칩셋을 제조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삼성과 LG의 독특한 경쟁관계를 고려할 때 협력관계의 지속성에 다소 의문이 든다"며 "추가적인 협력이 진행될 수 있을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09년에도 패널교차구매 및 공유에 대한 양해각서(MOU)까지 맺었지만 이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채 사문화된 바 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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