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이수차천(以手遮天). 권력의 손바닥이 아무리 커도, 도도하게 흐르는 시대정신과 국민의 눈을 가릴 수는 없다”
서울시의 주민투표결과를 접하고 무상급식정책을 최초로 도입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머릿속에 떠오른 말은 ‘이수차천’이라는 고사성어였다.
김상곤 교육감은 24일 투표 결과에 대해 “서울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보편적 복지로 상징되는 우리 교육의 길이 다시 한 번 열렸다”며 “오늘의 결과는 우리 미래에 대한 국민의 뜻과 시대정신이 어디에 있는 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2일 김 교육감은 오세훈 시장에게 공개편지를 띄워 ‘무상급식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불평등과 심리적 차별을 막는 인권과 교육권의 영역’이므로 정치적 헤게모니 싸움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고 호소한 바 있다.
김 교육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투표는 끝내 강행되었고, 차분하게 국민의 뜻을 묻는 절차가 아니라 정치적 이해에 따라 온갖 왜곡된 주장이 난무하는 편가르기의 장이 되었다“며 다시 한 번 안타까움을 표했다. 가장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교육문제가 특정 개인의 정치적 발판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시장이 흘리는 눈물은 안타까웠지만, 그 눈물 속에 ‘하위 50%’ 아이들과 부모들이 감당해야 할 ‘눈물’과 ‘평화’가 담겨 있지 않은 것은 더욱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이번 투표는 비이성적이고 독선적 정치행위를 시민들의 힘으로 다시 한 번 준엄하게 심판한 장”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육감은 서울시를 향해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나타난 시민의 뜻을 진정 겸허하게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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