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관망세..거래량 3주 만에 최저치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전날 4% 가까이 올랐던 코스피가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별다른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지수는 프로그램 매물에 크게 흔들렸다. 간밤 미국 증시가 오는 26일(현지시각) 벤 버냉키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지만 이날 열린 아시아 주식시장까지 끌어 올리지는 못했다.
장 초반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일본 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a3'로 한 단계 낮췄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투자자들은 선진국들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사실에 무게를 뒀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1.07%), 홍콩(-1.27%), 대만(0.63%) 주식시장도 하락 마감했다.
24일 코스피는 전날 보다 21.90포인트(1.23%) 내린 1754.78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4억800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7조6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거래량은 지난 2일 이후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간밤 미국 S&P500지수가 지난 11일 이후 최대 폭인 3.43% 상승 마감하는 등 미국 3대지수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는 소식이 들려온 덕에 코스 피도 갭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오전 10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오후 들어 반짝 상승전환하기도 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개인이 대거 매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현물 시장에서 개인이 242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910억원에 머무른 데다 기관과 기타 주체(국가 및 지 자체)가 각각 330억원, 3030억원 팔자 우위를 기록한 탓이었다. 프로그램 수급이 악화되면서 지수를 끌어 내렸다. 이날 프로그램으로 나온 매도 물량은 6030억원, 차익거래로 3680억원, 비차익거래로 2350억원 가량의 매도세가 쏟아졌다. 선물 시장에서 기관이 2863계약, 개인이 666계약을 순매도하면서 베이시스가 약화, 차익거래 물량이 대거 출회됐다. 외국인은 125계약, 국가는 3026계약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는 외국인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날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해 총 1730억원 상당을 팔았지만 현물 개별종목은 3000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업종별로도 대부분이 하락했다. 특히 통신업종(-3.09%)과 은행업종(-3%)의 낙폭이 컸다. 전기전자, 의약품, 기계 업종도 2% 넘게 빠졌다. 음식료품, 종이목재, 비금속광 물, 철강금속, 의료정밀, 유통, 전기가스, 증권, 보험 업종은 1% 이상 약세. 반면 리비아 재건 기대감에 힘입어 건설 업종이 1.48% 올랐고 운수창고, 섬유의복 업종도 각각 0.10%, 0.35%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각각 1.40%, 0.51% 상승 마감했을 뿐 시총 상위 15개 종목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보다 1만5000원(2.07%) 내린 7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포스코(-2.17%), 현대중공업(-1.46%), LG화학(-0.44%)도 하락 마감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은 4% 넘게 하락 했고 삼성생명도 2.18% 내렸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8종목을 포함해 270종목이 오르고 557종목이 내렸다.79종목은 보합 마감. 우선주가 또 대거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코스닥도 등락을 거듭하다 하락 마감하고 말았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 보다 5.46포인트(1.14%) 내린 474.29로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400억원 어치를 샀지만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00억원, 14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사흘 만에 상승하며 전날 보다 4.2원(0.39%) 오른 1082.2원으로 마감됐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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